그녀들은 공간을 가로지른다.
남색 유니폼을 입은 그녀의 왼 손엔 하얀 쓰레받기를 들고 오른손엔 빗자루를 들고서.
빗자루 몸통은 테프로 돌돌 감겼지만, 끝부분은 자유롭다. 자유롭다고 해도 뭉특하다. 올올이 살아있는 게 아니라 진짜 말 그대로 뭉특.
그녀의 팔을 보지 않아서 장담할 순 없지만 쓰레받기를 든 왼 팔 근육이 더 발달되었을 것이다.
그녀들의 주 업무는 전단지 제거와 바닥 청소다.
그녀가 빗자루로 바닥에 갈지자로 그림을 그리면 그림 끝에 머리카락이 매달려 딸려 온다.
머리카락 낚시랄까?
바닥에 큰 쓰레기는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전단지 제거 작업이 그녀들의 주 업무다.
지하철에 전단지를 붙이는 사람과 그녀의 숨바꼭질은 매일 진행형이다.
다만 그녀들의 손에 닿을 수 있는 높이면 좋을 텐데
가끔 손에 닿지 않는 높이에 매달려 있는 전단지가 있다.
어떻게 떼는지 궁금했다.
그러다 본 것이 손에 든 옷걸이였다. 세탁소에서 많이 본. 그걸 전단지를 낚아챌 수 있게 알맞게 제작한 옷걸이.
'저거라면 못 뗄 것이 없겠구나.'절로 감탄이 나왔다.
어차피 전단지를 붙이는 사람들도 승객 눈높이에 붙여야 하는 거니까.
항상 지하철이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은 모두 그녀들 (아직까지 청소하시는 남자분을 보지 못해서)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