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선순환선이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들렸다.
이걸 놓치면 최소 5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1분 1초가 아까운 출근시간, 후다닥 뛰어 겨우 지하철을 탔다.
원래 타는 승차칸은 아니었다.
칸을 이동했다.
항상 타는 다섯 번째 칸으로.
초등학생아이와 엄마가 나란히 앉아있었다.
엄마 옆에 빈자리가 있다.
나는 앉아서 숨을 골랐다.
아잉 손에 들린 책이 보였다. '천재연필' 동화책.
초등학생은 조카 빼고 아주 오랜만에 본다.
요즘 아이들은 어떤 책을 읽는지 궁금했는데
아이가 책을 읽어서 좋았다.
책 읽는 아이로 키우는 건 생각보다 부모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가 책을 읽으려면 부모도 핸드폰 대신 tv 대신 책을 읽어야 한다. 그렇게 노력해도 초등학교 6학년 졸업하면 어떻게 될 줄 모른다. 우리 집은 그랬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 졸업식 때
지역도서관에서 상장을 줄 정도로 매주 토요일마다 도서관을 데려가고 책을 빌려 봤지만, 중학생이 되니까 책을 읽지 않기 시작했다. 아이가 공부 분량이 많아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했다.
계속 책을 안 읽을 줄 알았는데, 대학생 때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작은애는 그러지 않았다. (읽어야 한다는 건 알지만, 그동안 세상은 책 보다 더 재밌는 것들이 많아졌다고 함)
'천재연필'을 읽는 아이의 눈빛이 흥미진진하다. 아이가 읽는 책 앞표지에 도서관 마크가 붙어있다. 이왕이면 엄마도 같이 읽고 얘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다.
지하철은 달린다.
책 읽는 아이를 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