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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chi Jul 04. 2021

김 팀장, 급기야는 커피를 타다

프롤로그

최근 판교의 IT 회사로 이직한 김 팀장의 얼굴에 전에 없는 무거움과 우울감이 묻어난다. 새 직장에 잘 적응하고 있냐는 질문에 그는 대답했다. 

급기야는 커피를 탔지


그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여러 회사를 다니긴 했지만 항상 팀원으로만 일 해 온 김 팀장은, 새 직장에서 리더의 역할을 제안받자, 가슴이 설렜다. 회사가 자신의 경력을 신뢰하고 있다는 것에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내 스타일에 맞추어 팀을 꾸려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신이 났다. 리더십에 대해 크게 고민해 본 적은 없지만, 20년 넘는 조직 생활 동안 잡음 한 번 없이 동료들과 잘 지내 온 그였기에 팀 운영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도 있었다.

그런 김 팀장이 업무 첫날부터 당황하고 말았다. 그의 지난 경력들이 헛된 것은 아니었지만, 머릿속으로 정리한 팀 운영의 기준과 지침을 현실 상황에 대입하기에는 ‘사람’이라는 변수가 컸다. 


팀원들의 성향은 제각각이었으며, 생각하는 것도 원하는 것도 달랐다. 

롤 모델이 필요해진 김 팀장은 이전 상사들을 따라 해 보았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며 열심히 일하는 모범을 보이기’, ‘회식 자리를 만들어 단합의 시간 갖기’, ‘수시로 단톡 방에 유머 글을 올려 소통하는 모습 보여주기’와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그의 기대와는 달리, MZ세대 팀원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다.


김 팀장은 다급해졌다. 어떻게든 팀원들의 마음을 얻어야 했다. 그래야 일도 가능하고, 새로운 조직에서 성과를 낼 수도 있다. 

“나 바리스타 자격증 준비하고 있어. 우리 팀원들 커피 타 주려고.”


오랜 고민 끝에 그는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커피 심부름시키는 팀장'이 아닌
'커피 타 주는 팀장'으로 말이다.




달라진 환경에 팀장들의 고민이 깊다. 다행히도 김 팀장은 ‘요즘 팀장이 일하는 법’을 뒤늦게나마 깨달은 듯하다. 


직원들의 개성과 능력을 중시하는 오늘날과 같은 환경에서 예전과 같은 지시통제적 리더십으로는 더 이상 조직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나갈 수 없다. 회사의 구성원’과 이를 둘러싼 ‘사회’와 ‘비즈니스 환경’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고 있기에 변화에 대한 유동성이 큰 지금이다. 


팀원들은 이런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꿰뚫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우리 회사의 또 다른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리더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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