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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베이터 Jul 04. 2021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면, '몰입'하세요

요즘 힘이 없고, 의욕이 없다고 느낀다면, 아마 지금 산만한 상태일 것이다. 하나의 과제에 오래 집중하지 못하고, 그 과제를 주어진 시간 내에 끝낼 자신감과 의욕도 없을 것이다. 


반면 어떤 날은 의욕이 넘친다.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에 든든하다. 현재 상황을 넉넉히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런 느낌이 운동 선수들에게도 종종 찾아온다.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존(Zone)에 들어오는 느낌이다. 타석에 들어선 야구 선수가 상대 선수가 뿌린 공이 유난히 크게 보이거나, 발로 차 공을 넣어야 하는 축구 선수 앞에 있는 골대가 드넓게 느껴질 때다. 이 때 선수들은 자신이 지닌 능력의 최대치를 발휘하는 경험을 한다. 히어로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숨겨진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는 경험을 한다. 


언제 이러한 경험이 찾아올까? 바로 몰입의 순간이다. 몰입은, 하나의 과제에 정신적 에너지를 모두 몰두하여, 자아도 잊어버린채 집중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심리학에서는 이와 같은 상태를 '물이 흐르듯 모든 게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시간'이라고 하여 'Flow'라고 부른다. 몰입 이론을 소개한 헝가리태생의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Csikszentmihalyi) 교수는, 몰입은 특별한 순간이며, 몰입의 순간에 사람들은 시간 왜곡(3시간이 경과했으나 30분이 지난 것 처럼 느끼는 일)을 경험하며, 자신의 자아를 잊고, 생각과 행동이 통합되어 자동화되는 경험을 한다고 한다. 


학창 시절, 선명한 기억이 이 있다. 시험 기간만 되면, 평소에 보지 않던 책이나 티비 프로그램이 그렇게 재밌었다. 시험이 끝나면, 몰아 봐야지 결심하지만, 막상 시험을 마치면 흥미를 잃는다. 시험 기간에 강한 흥미를 느낀 이유는 시험공부로 인해 몰입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렇듯 몰입이 형성되면, 의욕과 흥미가 일어나고, 관심과 흥미는 다른 과제나 일로 옮겨간다. 몰입은 어떤 일에 집중하게 만드는 동기를 일으키며, 그 동기를 확장시킨다. 






그렇다면, 어떻게 몰입에 다가갈 수 있을까? 몰입은 특별한 순간에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몰입의 정체를 이해하고, 필요 조건들을 충족시켜 나가다보면 일상에서도 크고 작은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 


몰입은 '명확한 목표와 적절한 피드백'을 요구한다. 특히 명확한 목표는 몰입의 주요 조건이다. 집중할 대상을 명확하게 설정하지 않을 때 의식은 방황한다. 하나의 목표지점에 예리한 닻을 내리는 앵커링(anchoring)이 필요하다. 목표가 선명하면, 몰입도는 오른다. 일이나 공부를 잘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추상적인 목표를 구체화 시키는 능력에 있다. 목표나 선명하고 구체화 될 때 그 일에 쉽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 쓰는 일'로 예를 들어보자. 목표가 정해져 있지 않다면, 어떤 글을 쓸지,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낼지, 얼마나 써야 할지, 어떤 주제로 쓸지 혼란스럽다. 목표가 분명하지 않으면 정신은 방황하고, 집중하기란 어렵다. 시간을 명확하게 정하고 써야 할 주제와 글의 장르가 정해졌다면 조금 낫다. 이전 상황보다는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글쓰기라는 과제가 워낙 복잡한 의식의 과정이 요구되기에 여전히 집중이 안된다. 이 때 구성을 짜는 단계로, '주제문을 중심으로 5개의 문장을 적고, 화살표 등으로 문장의 흐름을 연결해 보자'는 과제를 설정했다고 하자. 이렇게 구체적인 과제를 정하면, 뇌는 빠르게 목표에 닻을 내리고, 목표 달성에 필요한 생각과 행동을 동원한다. 


'적절한 피드백' 도 몰입을 유도한다. 몰입을 방해하고, 일의 동기를 약하게 만드는 생각 중 주요 범인은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이다. 이러한 생각이 머리 속에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하면, 확신은 약해지고 혼란이 가중된다. '이렇게 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의심에 열정과 의지는 약해진다. 


몰입도를 높이려면 내가 하는 일에 대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하려는 일의 전문가로부터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면 당연 베스트다. 그의 피드백 하나로, 분명한 방향성과 성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외부로부터 피드백을 얻을 수 없는 경우라면, 자가 피드백을 구해도 된다. 체크리스트를 만들거나, 벤치마킹 대상을 두고 비교하는 작업을 하는 일, 연습 일기를 꾸준히 적는 일 등은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일들이다. 피드백이 있다면 정신의 방황을 줄이로 몰입할 수 있다.  


몰입은 '애쓰는 과정'을 통해 생산된다. 여유롭게 하거나 느슨하게 하는 과정에서는 몰입을 경험하기 어렵다. 과제의 난이도는 나의 수준에 비해 도전적이어야 하지만, 집중하고 애를 쓴다면 달성 가능한 정도여야 한다. 지나치게 난이도가 높으면 불안을 느끼고, 난이도가 너무 낮으면 지루함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몰입은 도전하는 과정 중에 발생한다. 이전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으려고 하고, 이전보다 내 실력과 기술을 더 향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쓸 때 몰입이 발생한다.  


몰입을 경험하려면, 현재 이 순간, 지금 있는 장소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심리학에서는 현재에 온전히 집중하는 일을 마음챙김, 영어로는 mindfulness라고 한다. 의식은 종종 과거와 미래를 헤매거나, 습관에 따라 자동조종되는데, 마음챙김은 몸의 감각이나 호흡에 집중함으로 의식을 현재에 순간으로 돌리는 행위를 말한다. 현재에 오롯이 집중하는 느낌은 하나의 감각이다. 훈련을 지속하다보면, 이것이 분명한 느낌이고 감각임을 경험한다. 







난 무기력해지거나 의욕이 약해질 때마다, '몰입'을 떠올린다. 몰입을 경험함으로, 의욕과 열정을 회복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몰입은 무채색인 일상에 컬러를 입히고, 평면의 과제에 입체감을 만든다. 몰입은 작은 일에도 의미를 만들고, 경험 자체를 보상으로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몰입을 경험하고 나면, 또 그와 같은 몰입을 경험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하다. 


내가 하는 일에 강한 내적 동기를 얻고 싶다면, 대충 해서는 안된다. 간절함으로 애쓰고, 신경쓰고, 더 높은 수준을 추구해야 한다. 그래야 몰입이 일어난다. 몰입이 일어나야 동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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