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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티베이터 Oct 11. 2021

생각의 경로를 바꿔야 할 때


과거 깊은 슬럼프에 빠졌을 때가 있다. 어느 걸음에 넘어졌는지 모르겠다. 모든 것이 엉망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불안감이 몰려들었다. 어디로 발을 딛어야 할지 몰랐다. 나를 의심하는 생각이 머리를 점령했다. ‘목표로 한 일을 이룰 수 있을까?’, ‘난 옳은 결정을 한 걸까?’, ‘그럴만한 능력이 내게 있을까?’


자기 의심은 무례한 태도로 허락 없이 찾아왔다. 의심이 목소리가 마음에 가득 울리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나는 그 목소리에 쉬이 동의했다. 모든 이야기가 사실인 것처럼 느껴졌다. 의심의 목소리는 내 존재 가치를 지속적으로 훼손했지만, 멈출 수 있는 힘이 없다고 느껴졌다. 


이전에도 이런 생각들은 종종 내게 찾아왔다. 나를 의심하는 생각은 순식 각에 나를 무력하게 만들었고, 계획된 일들을 망쳐 놓았다. 자기 의심은 이미 내게 깊이 뿌리내린 습관이었다. 


습관은 무의식의 영역에서 일어난다. 의식이 관여하지 않아도 무의식이 처리한다. 이는 자동조정장치와 같다. 의식은 무의식이 하는 일을 자주 놓친다. 무의식이 찰나의 순간에 처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화 중에 상대의 감정 변화를 빠르게 파악한다(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무딘 사람도 있다). 상대의 미세표정, 제스처, 목소리 톤의 변화 등을 무의식으로 읽기 때문이다. 이는 의식의 영역에 올려 사고하지 않아도 무의식이 처리하는 작업이다. 어쨌든 무의식의 정보 처리 속도는 어마 무시하다. 


신경과학자들은 습관이 형성되는 일을 뇌에 신경의 연결 흔적이 생기는 것으로 표현한다. 뇌는 신경 연결을 통해 생각이나 행동을 만드는데, 특정 행동과 생각이 반복되면, 이 길은 더욱 분명해지고, 넓어진다. 습관의 영역으로 넘어간 길은 더 이상 의식의 허락을 받지 않고, 쏜살같이 반복된 작업을 진행한다. 


내게 왔던 부정적인 자아인식도 습관의 길로 찾아왔다. 부정적 자아인식은 불안한 감정과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암울한 생각을 쏟아냈고, 좀처럼 내 의식의 공간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과거의 나는 이런 습관적 생각을 방치했다. 때로는 그 생각이 만들어 내는 우울한 감정에 중독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더 이상 부정적인 자아인식이 나를 파괴하도록 두지 않았다. 다행히도 오랜 습관적 생각과 이별을 고하고, 새로운 생각과 친해질 수 있었다. 






내가 부정적 자아인식의 점령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건, 새로운 자아 인식을 연습했기 때문이다. 노트를 펴고 나를 중심에 두고 떠오르는 생각을 적어 봤다. 온통 부정적인 언어로 가득했다. 깊이 뿌리내린 부정적 사고의 습관은 '나'라는 존재를 부정적인 언어와 긴밀하게 연결해 놓았다. 나는 정신분석학자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내 과거의 상처나 무의식적 사고를 파고들지 않았다(정신분석학자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 다만 새로운 생각을 연습하려 했다. 


『습관의 힘』의 저자 찰스 두히그는 신경 과학의 연구결과를 근거로 뇌에 새겨진 습관의 길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새로운 습관 형성은 과거 습관이 사라지고 새로운 습관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습관이 이전 습관을 대체한다는 것이다. 


마음을 차분히 하고, 새로운 시각을 견지하고 나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시련은 때때로 찾아오지만, 나는 그 시련에 쉽게 굴복하지 않는다.', '나는 목표로 한 일에 누구보다 끈질게 매달린다.',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는 어리석은 행동 따위는 하지 않는다.', '나를 파괴하는 부정적 습관에서 나는 자유롭다.', '내가 하려는 일은 사람들의 필요를 채울 가치 있는 일이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처음엔 거부감이 강했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상태에서 나를 긍정적으로 표현하자니, 그 생각을 사실로 인식할 수 없었다. 거부감이 일었다. 하지만 저항이 발생하는 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변화에는 반드시 저항이 존재한다. 저항이 일어날 것으로 알고 대비했기에 저항을 다룰 수 있었다. 


인내심을 갖고, 새로운 생각, 언어와 나를 매칭 시키기를 반복했다. 어느 순간 내 무의식은 새로운 길을 탐색했다. 때때로 부정적이고 파괴적으로 향하려는 유혹이 일어났지만, 의식의 도움을 받아 경로를 변경했다. 나를 인식하는 습관적 생각이 바뀌면서, 새로운 기회를 탐색할 수 있었고, 열정과 에너지를 회복할 수 있었다. 



새로운 자아인식을 연습하는 일은 환경을 재설계하는 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심리학은 습관을 일으키는 트리거를 '상황'이라고 한다. 장소, 사람, 날씨, 사물, 이전에 발생한 사건 등, 어떤 신호가 입력되면, 그 신호와 관련된 습관이 자동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자아를 인식하는 습관도 상황적 신호의 영향 아래 놓여 있다. 특정 장소에 가면 불안한 생각이 반복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나면 부정적인 생각이 활성화될 때가 있다. 장소나 사람이 습관화된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동일한 환경, 익숙한 생활패턴과 관계 속에서는 나에 대한 생각도 익숙한 습관을 따를 가능성이 높았다. 나는 부정적인 생각만 쏟아내는 사람과의 관계를 끊어냈고, 영감을 주거나 긍정적 영향을 주는 관계를 강화했다. 기상 시간을 앞당겨 모닝 루틴을 만들고, 가치 있는 일에 종일 몰두하는 연습을 했다. 환경적 신호가 달라지면서 습관적 생각은 이전의 패턴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가차 없이 나를 의심하던 생각은 조금씩 나를 믿기로 했고, 오히려 부정적인 생각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누구에게나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 습관적 생각이 있다. 때로는 그 습관에 변화가 필요하다. 물론 쉽지 않다. 새로운 생각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꾸준히 연습할 수 있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도할 가치가 있다. 나를 인식하는 경로를 바꿀 때,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고, 차갑게 식은 열정을 회복하고, 목표를 향한 경로 이탈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자아 인식으로 힘들다면, 이제 익숙한 생각의 경로를 변경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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