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 식탁에서 화장대에서 차 안에서 아내는 예고 없이눈물을 흘렸다. 아내를 말없이 지켜보기로 했다. 나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와 상위 20% 빚이 생겼을 때 알았다. "슬픔은이겨내지 말고 마주하고 느끼면 된다. 시간이 지나면 슬픔도 추억이 된다. 슬픈 사람에게는 후회 없이 울도록 시간과 장소를 배려해 주면 된다."
아내는 장인어른이 위독했던 3일 동안 많이 힘들어했다. 보리가 평소와 다르게 아내를 깨우지도 않고 가만히 옆에 누워 있었다. 강아지는 말은 못 해도 타인의 감정을 느끼는능력이 큰 것 같다.
아내가 화장터에서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아이들에게 "엄마 옆에 꼭 붙어 있어." 부탁을 했다. 아내는 생각보다 울지 않았다. 아내가화장이 끝나고 말했다. "내가 울면 엄마가 더 힘들어할 것 같아서 참아서" 나의 아내는 장모님 걱정에 제대로 울지도 슬퍼하지도 못했다.
아내가 마음껏 울고 슬퍼하도록 집안일 금지 명령을 내렸다. 간단하게 아이들의 식사를 만들었다. 막내아들을 협박해서 빨래를 널고 정리했다. 호텔링 갔던 보리도 데려오고 보리 방석도 세탁했다. 오랜만에 산책도 했다.
대충 집안일을 끝내고 아내를 장모님 댁에 태워주고 왔다. 아내가 그곳에서 마음껏 울고 슬퍼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