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와 번 아웃은 누구에게나 온다
직장에서의 업무는 보통 4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1. 당장 급하고 중요한 일
2. 당장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3.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
4. 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
재밌는 것은 항상 '급하지 않던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 당장 해야 할 '급한 일'로 바뀐다는 것이다. 과업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 방심하는 순간 모든 일은 '당장 급하고 중요한 일'로 치환되어 버린다. 오늘 낮에 있었던 실적과 채용 관련 이슈는 갑작스럽게 '당장 급하고 중요한 일'이 된 케이스이다. 일단 앞 단의 정리가 되었으니, 파생된 뒷 단의 업무들에서 우선순위가 생길 것이다. 재무팀은 실적과 예산 조정에 대한 업무가 '당장 급하고 중요한 일'이 될 것이고, 인사팀은 직원들을 독려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업무가 '당장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업무의 중요도에 따라 시간을 배분하는 것은 직장 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이것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업무 효율이 높아지고, 상사에게 인정받을 확률이 높다. 이런 사람은 일의 밀도가 높다 보니 중요한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번 아웃이 온다. 반대로 과업관리가 안 되는 사람일수록, 스트레스가 많고 직장 생활에 환멸을 느낄 소지가 높다. 이런 사람은 "당장 급하고 중요한 일"만 반복적으로 처리하다가 결국 번 아웃이 온다.
간혹 업무 스트레스와 번 아웃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업무 방식으로 "뽀모도로 기법(Pomodoro Technique)"이 많이 추천된다. 25분 집중해서 일을 하고, 5분간 휴식을 4번 반복한 후, 15분~30분간 긴 휴식을 갖는 형태로 업무를 하면 집중력이 강화되고,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지며, 업무에 대한 피로감을 풀어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업무 스트레스와 번 아웃은 내가 방어하거나 피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소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정답에 가깝다. 휴식과 힐링, 업무에서 벗어난 활동으로 뇌를 쉬게 해 주는 것이 보통의 방법이긴 하지만 개인마다 나름의 특성을 반영한 방식이 필요하다.
퇴근길. FKJ의 Go Back Home을 들으며 흥얼거리는데, 블루투스로 연결된 음악이 끊기더니 전화가 방정맞게 울린다. 아, 퇴근 후에 업무 전화는 늘 긴장이 된다. 더구나 그게 마케팅 팀장이면 더더욱 그렇다.
"어이, 장팀. 퇴근 안 했어요? 무슨 일 있나?"
그래도 난, 참 넉살 좋게 전화를 받았다.
"네, 본부장님. 다름 아니고, 오늘 주신 이야기를 팀원들과 이야기하는데, 한 친구가 급발진을 해서.. 아무래도 내일 따로 면담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혹시 내일 오전에 시간이 되실까요?"
쉽게 넘어갈 줄 알았는데, 아니구나. 깐깐한 마케팅 팀장이 스스로 정리를 못하고 급히 나에게 연락한 이유가 궁금하다.
"아, 내일 시간은 괜찮을 것 같은데,.. 혹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지 알 수 있을까요?"
"아,... 그게,..." 갑갑하게 말을 머뭇거리다가 입을 뗀다.
"세라 대리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저와 본부장님을 신고하겠다고,..."
"네? 세라 대리가요?"
그녀가 찾아낸, 개인마다 나름의 특성을 반영한 업무 스트레스 해소법인가.
오늘 밤 잠은 다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