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이란 무엇인가
안타까운 것은 책을 읽는 사람들 가운데 일시적인 책과 영구적인 책을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면서 일시적인 책들이 영구적인 책들을 밀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읽을 때 반짝할 뿐이지 시간이 흐르면 무의미해지는, 재미있는 소식을 전달하는 책이 아니라 보고 또 보아도 새로운 의미를 전달하는 독자들이 늘어나야 그런 책을 쓰는 작가들도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이다. - 정수복, <책에 대해 던지는 7가지 질문> 110~111p
내 생각에는 사람을 물고 찌르는 그런 책들을 읽어야 할 것 같아. 우리가 읽는 책이 주먹으로 쳐서 우리 정수리를 일깨우지 않는다면 무엇 때문에 책을 읽는단 말인가? 자네가 편지에서 썼듯이 책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도록 하기 위해서? 사실 책 없이도 우린 행복할 거야.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는 책들을 부득이하다면 우리가 직접 쓸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책들이야. 우리가 뭇 인간들을 떠나 숲으로 쫓겨나기라도 할 때처럼, 우리를 너무나 고통스럽게 하는 불행과도 같이, 우리가 우리 자신보다 더 좋아한 사람의 죽음과도 같이, 자살과도 같이 작용하는 그런 책들 말이야.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하네. -1904년 1월 27일 카프카가 오스카 폴라크에게 쓴 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