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아침 산책기
바람 속에는 수백 년 묵은 고목이 버티고 있다. 남쪽으로 쏠린 뼈가지를 하고, 마치 바람을 닮은 거대한 새처럼 바람을 타고 있다. 강한 바람은 인고의 생명을 안아 키운다. 바람과 나무는 서로를 멸하지 않고 서로를 만든다. 어쩌면 그것들은 하나다. 그 매운 바람이 아니라면 저다운 나무로 살 수 없고, 또한 바람은 나무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강요배, <풍경의 깊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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