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의 관입니다. 기쁨에 관에서는 개, 고양이 그리고 인간이 동반자로서 기쁨을 나눴던 그림들이 전시된 관입니다. 기쁨의 관 첫 번째 그림은 알브레히트 뒤러의 「기도하는 손」입니다.
개:상당히 거친 손을 보고 그렸나 봐요. 알브레히트는 북유럽의 다빈치로 불릴 정도로 상당히 섬세하고, 다재다능한 그림, 판화, 책을 쓴 사람으로 들었어요. 북유럽의 르네상스를 완성한 인물이라고도 하더라고요. 그런 그가 그린 그림이 소박하고 거친 손이라는 게 의외네요.
알브레히트 뒤러에 대해 잘 알고 계시네요. 뒤러는 뛰어난 화가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그런 그가 그린 이 그림은 신을 향해 기도하는 간절한 인간의 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그림 속 손의 주인공은 뒤러의 친구 프란츠 나이스타인입니다. 둘은 깊은 우정을 나눈 친구였죠. 둘 다 화가 지망생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뒤러와 나이스타인은 모두 화가 공부를 지속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결국 나이스 타인은 자신이 경제적으로 뒤러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뒤러는 나이스 타인의 헌신을 통해 유럽에 이름을 날리는 화가가 되었습니다. 엄청난 우정이죠. 뒤러는 금의환향하게 되는데요. 나이스타인에게 그동안의 지원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고, 다시 화가가 될 수 있도록 뒤러는 나이스타인을 만나러 갑니다. 나이스타인의 집에 간 뒤러는 기도하는 나이스타인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어요. 나이스타인은 일을 하면서 거칠어진 손으로 신에게 뒤러가 뛰어난 화가가 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간절히 기도했기 때문입니다. 뒤러는 그 감동의 순간을 이 그림으로 남겼던 것이죠.
냥:뒤러의 성공은 뛰어난 그림 솜씨도 있지만 묵묵히 친구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한 나이스타인이 묵묵한 기도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개:나이스타인을 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어요. 인간들은 왜 간절히 원할 때 기도하는 걸까요? 사실, 인간들이 만든 신을 위한 건물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아요. 그 건물에 들어갈 여력이면 더 많은 먹거리로 바꿀 수 있잖아요.
그 부분이 인간의 특이한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 상의 어떤 생명체도 인간처럼 신을 위해 기도하고, 자신의 재력을 쏟는 존재는 없긴 하죠. 이 그림이 그러한 질문에 어느 정도 답변이 되면 좋겠네요.
개:화살이 어떤 사람에게 가득 꽂혀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은 고통스러워하기보다는 하늘을 바라보며 어떤 말을 하는 것 같아요. 그 많은 화살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은 모습에 밑에 있는 사람들은 당황해하는 것 같고요.
이 그림은 15세기 르네상스 화가 만테냐의 「세바스티아노 성인」이에요. 그림 속 주인공 세바스티아노는 로마 시대 예수를 믿는 기독교인 었습니다. 그리고 황제의 친위대이기도 했고요. 로마시대 한창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가 심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세바스티아노는 처형을 당하게 됩니다. 그때 많은 화살을 맞게 되죠. 하지만 기적적으로 세바스티아노는 죽지 않았어요. 이후 인간들은 화살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살아난 세바스티아노는 죽음을 이긴 신앙인으로 추앙답게 되었습니다.
냥:인간들이 세바스티아노를 그림으로 그렸다는 것은 죽음 앞에서도 신앙만 있다면 살 수 있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네요.
기억 전달의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믿음’입니다. ‘우리도 신을 제대로 믿으면 죽음 혹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그런 선례가 세바스티아노였던 것이고요. 그래서 사람들은 이 그림을 보면서 위안을 얻었습니다. ‘믿음’은 큰 힘을 발휘합니다. 사람들에게 할 수 없는 것, 포기할 수 있는 순간을 극복하는 힘을 주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흑사병이 유행할 때, 인간들은 세바스티아노 그림을 그려 흑사병이 물러가길 기도했어요. 세바스티아노에게 쏟아진 화살은 흑사병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던 것이요. 화살을 맞고도 살아남았던 세바스티아노처럼 말이죠. 마르틴 루터는 그래서 이런 말을 남겼어요. “신앙이 있으면 보이지 않는 것을 붙잡을 수 있습니다.”
개:인간들에게 있어 신은 보이지 않는 것을 붙잡게 만들 수 있는 존재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 면에서 인간들만이 왜 보이지 않은 신을 만들고, 섬겼는지 이해 가네요.
냥 : 그렇다면, 인간들은 고양이와 개에게 어떤 것을 보고 싶었던 것일까요? 궁금하네요. 어떤 면을 보고 우리들을 신으로 섬겼는지 말이에요.
고양이와 개가 신이 되었던 나라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나라들과 민족들의 삶을 보면, 그 이유를 하나 씩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먼저 신이 된 고양이부터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