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것 같지만 우리 개들의 특성들이 다 담겨있어요. 특유의 귀 모양, 몸통, 짧은 코, 꼬리 등이 모두 보여요. 개의 몸 안에 큰 반점 같은 얼룩이 있는 것으로 봤을 때 케이넌과 유사한 종이 아닐까 싶어요. 케이넌은 이스라엘 개로 알려져 있어요. 혹시 이 암각화는 이스라엘 근방에 있는 건가요?
역시! 조상들에 대해 잘 알고 있군요. 맞습니다. 이 암각화는 얼마 전 발견된 작품이에요.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 슈와이미스 유적지에서 발견된 암각화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8000~9000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사람들이 개와 협력하여 사냥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과 개의 관계를 잘 보여줍니다.
개:맞아요! 케이넌은 예전부터 양치기와 경비견으로 활약했다고 들었어요. 그만큼 영리하고, 용감한 개라고 할 수 있죠.
냥:궁금한 게 있어요! 제가 알기로는 개의 조상들은 늑대라고 하더라고요. 늑대는 야생동물인데, 어떻게 암각화에 나오는 케이넌처럼 사람과 함께 생활하게 된 거예요?
좋은 질문이에요. 학자마다 주장이 다르지만 인류는 대략 400만 년 전에서야 지구에 등장했다고 해요. 그리고 지역별로 다르지만 대략 1만 년 전까지는 구석기시대로 불리며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죠. 이 구석기 때는 이동생활을 하며 살았어요. 먹거리도 채집 생활이나 사냥뿐이었죠. 처음 개들의 조상인 늑대들과 사람의 관계는 좋지 않았을 거예요. 동료라기보다는 사냥감이나 구석기인들을 위협하는 존재였다는 거죠.
냥:인간과 개는 처음부터 좋은 관계는 아니었군요.
그렇죠. 아무래도 인간과 늑대의 먹거리가 겹치기도 했으니깐요. 하지만 이 둘 사이의 관계에서 점차적으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대략 3만 3천 년 무렵부터 늑대와 개의 중간쯤 형태로 보이는 ‘늑대개’가 출현한 것이죠. 그리고 이 ‘늑대개’는 점차적으로 개로 진화하기 시작합니다. 이 개는 대략 1만 5천 년 정도에는 이미 가축화가 완료된 것으로 봅니다.
개:궁금하네요. 늑대에서 ‘늑대개’로의 진화는 어떻게 이뤄진 것일까요? 그전까지 늑대와 인간은 먹거리를 다투는 존재였잖아요?
인류가 지구에 등장한 400만 년 동안의 관계는 대부분 적대적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넘어가는 말미에 와서야 둘의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집니다. 그것은 점차적으로 둘 사이의 먹거리가 겹치지 않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실제로 인간은 신석기 혁명을 통해 곡식을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탄수화물의 섭취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또 양, 소 등의 동물들을 가축화하기 시작했죠. 이때 이 가축화된 동물들을 지켜줄 수 있으면서, 탐내지 않을 동물이 필요했습니다. 그 동물이 바로 개였던 거죠.
냥:인간에게 있어 개는 반드시 필요한 동반자였군요! 그럼 개에게는 어떤 이득이 있어서 인간과 함께 생활하게 된 거죠? 개의 조상인 늑대들은 야생동물이라 인간과 함께 살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몇 가지 가설이 있어요. 순한 늑대를 키워 점차적으로 개량해 온순한 개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또 늑대의 호기심을 이용해, 인간의 먹거리를 나눠주면서 가축화시켰다는 학설도 있습니다.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는 기온이 많이 따뜻해졌다고 합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인류는 점차적으로 한 곳에 오랫동안 거주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먹고 남은 음식을 버리면, 늑대들이 와서 먹으면서 점차적으로 개로 진화했다는 학설도 있습니다.
개:우리들이 배우는 개의 역사와는 조금 다른 내용인 것 같아요. 인간이 남긴 음식을 먹으며 인간의 가축이 되었다고 배우지 않았어요. 우리 선조들은 인간을 선택해 동료가 되었다고 했거든요. 서로 필요에 의해서 말이죠. 사냥을 해서 얻는 음식보다 인간과 함께하며 얻을 수 있는 음식들이 더 많았고, 번식하기에도 유리했으니깐요. 인간도 마찬가지로 자신과 가축들을 보호할 수 있는 개의 존재야 말로 매우 필요했고요.
좋은 이야기예요. 개와 사람은 서로의 필요에 의해 받아들인 것이죠. 일방적인 관계는 아니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아요. 가축화라는 표현보다, 동료화라는 표현이 더 적합한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였을까요? 개와 동료가 되었던 인간의 한 종이었던 현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크로마뇽인)가 호모 네안데르탈인들을 물리칠 수 있었다는 주장을 하는 학자들도 있어요. 그만큼 인간에게 있어 개의 동료화는 매우 큰 의미가 있는 사건이기도 하죠. 신석기로 넘어가는 시기에 개와 사람의 유골이 함께 묻혀있는 것은 이 둘의 강력한 동료적인 관계를 잘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냥:흥미롭네요. 개와 인간의 관계가 적대적에서 공생하는 동반자의 관계가 되는 모습이 말이죠. 그렇다면 우리 고양이는 어떠했나요? 고양이 암각화도 남아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