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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 Feb 17. 2020

Masterclass Assignment 4

TK Chapter 12 Pickling

    Thomas Keller Teaches Cooking Techniques 1: Vegetables, Pasta, and Egg

    Chapter 12 Pickling


    사 먹는 공산품 피클의 그 삭은 듯한 물컹 찔깃한 식감과 찝찔한 맛이 끔찍하게 싫어서 피클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는데, 토마스 켈러 선생님(new!)의 레시피대로 담그니 달짝 새콤하고 아삭한 피클이 나와서 하루에 한 병씩 먹어 치우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데 저는 일정한 맛과 품질이 나오고 유통기간이 긴 공산품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집밥은 뭐다...?)



    물 : 식초 : 설탕 = 2 : 1 : 1


    야채는 콜리플라워, 노란 당근, 보라당근, 양파, 샐러리, 빨강 주황 노랑 피망(파프리카)을 사용하였다. 기본적으로는 그 어느 야채를 넣어도 상관없다. 마늘(식초 물에 넣는 용도)과 그린 빈도 넣으려고 했는데 냉장고 구석에 있는 것을 잊어서 담그지 못했다. 다음 기회에 담가볼 생각.


    와인 식초를 권장하는데, 나는 정제 식초와 비 여과 애플 사이더 식초를 섞어 썼다. 한국 양조 식초는 약간 짭짤한 향이 나는 것들이 많은데 그런 건 좀 안 어울릴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통후추, 건조 이탈리안 허브 믹스, 홀 코리앤더, 샐러리 씨앗 가루를 물, 식초, 설탕과 섞어서 세지 않은 불에 어느 정도 끓인다. 생 허브가 저렴한 계절이 되면 생 허브를 이용해서 담글 것이다. 비교적 균일한 것 같아도 겨울에는 은근히 야채값이 비싸다. 너무 센 불만 아니라면 괜찮다. 별로 생각 안 하고 대충 끓였다.


    미리 소독한 병에 한 입 크기로 썬 야채를 으깨지지는 않을 정도로 가득 눌러 채운 후에 끓이던 식초 물을 바로 부어서 식힌 후 냉장 보관하면 오래도록 두고 먹을 수 있다. 언제부터가 맛있는지는 먹어보면 되는데 48시간 정도 지나면 먹을만해진다. 나는 식힌 후에 랩으로 눌러서 밀봉했는데, Fermentation/pickling weights이나 pickling stones 등의, 야채들이 식초 위로 떠올라서 제대로 절여지지 않는 것을 방지하는 누름돌들을 사용해도 된다.      



    병은 저렴한 것을 쓸까 하다가, 보르미올리가 유리 제품으로 유명하고 해서 사봤는데 매우 실망스러웠다. 병도 약간 만듦새가 허술하고, 고무 패킹이 오일에 닿으면 삭는다고 하고 세제도 쓰면 안 되고 기본적으로 '일회용'이라고 해서 알아보니 한국에서는 사이즈가 맞는 실리콘 패킹을 만들어 파는 판매자들이 있더라. 다음에 가면 좀 사 올 예정이다. 아마존에서 비슷한 실리콘 패킹을 팔긴 하는데 하나가 9천 원 만원 돈이다.


    나중에 TJ Maxx에 갔더니 메이슨 자에서 나온 2리터짜리 병이 실리콘 패킹에 부속도 더 짱짱하고 저렴하고 좋아 보여서 사 왔는데 만족스럽다. 물론 이것은 식기세척기에 돌릴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나는 식기세척기가 없으니까 괜찮아...


    아주 간단하고 다양한 조합과 맛이 나올 수 있으니 꼭 해보시길 추천한다. 콜리플라워가 갓 담갔을 때 아삭하고 부드러워서 특별히 맛있다.


      



    번외 편 계란 피클. 풍문으로 존재만 알던 식품인데 담가보았다. 놀랍게도 맛있다. 샐러리 씨앗과 통후추, 그리고 비릴까 봐 청양고추 대체재로 주로 사용하는 세라노 페퍼 Serrano Pepper를 씨앗을 털고 식초 물에 넣어 끓였다. 특별한 이유를 찾지는 못했지만, 염장이 아니라서 그런지 완전히 익힌 계란 Hard-boiled을 쓰는 것이 일반적인 모양이다. 야채 피클과 같은 방법으로 병에 삶은 달걀을 담은 후, 지나치게 익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식초 물을 약간 식힌 후에 병에 부어 48시간 냉장 보관 후에 꺼내 먹었다.


    식힌 후에 부었는데도 불구하고 달걀이 더 익은 느낌이라, 살짝 덜 삶아도 되는 것 같다. 맛은 사흘째에 확실히 들었다. 나흘째인데 식초의 산에 단백질이 경화되기 때문인지 흰자가 질깃해졌지만 이런 식감도 괜찮다. 맛은 피클을 다져 넣은 계란 샐러드 맛을 상상하면 얼추 비슷하지만 훨씬 상큼하고 달큼하다.


    단점은 신선한 계란을 이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바짝 익혔기 때문에 황화수소의 비린내가 식초에 녹아 들어서 병을 열 때마다 약간 역하다. 먹을 때는 별 문제가 없다. 비린내를 워낙 싫어해서 그렇고, 하드보일드 계란 먹는데 문제없는 분들은 못 느끼실 수도 있다.


    2월 들어서 밀프렙을 시작해서 바짝 하고 있는데, 부족하다 싶으면 하나씩 꺼내 곁들여서 먹는다. 야채도 달걀도 제철 저장 음식이라기보다는 여름에 입맛 없을 때 더 좋을 것 같은 저장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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