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끼리만 떠난 투어, 용감했지만

<도망이 아닌>

by 이두래

우리끼리만 떠난 투어, 용감했지만



주말에는 나, 영호, 윤호만의 시간이다.

영호와 윤호는 동네를 돌아다니는

트라이시클을 타고 싶어 했다.


저의 감성으론 트라이시클을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슬픕니다.




트라이시클은 오토바이에

옆자리 좌석이 있는 교통수단이다.

보통은 그랩 비용 보다 저렴한데,

기사님들은 일단,

두 배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다.



하지만 우리는

“NO!”를 외치며

그랩 비용과 비슷한 가격에

흥정하는 용기까지 생겼다.


가끔 잔돈을 안 주기도 한다.

“에헤이!”라고 하면

바로 잔돈을 내주신다.

만국 공통어다.


마트 안에 있던 오락실은

아이들에게 천국이었다.

실컷 놀고,

다음날도 가기로 했다.

다음날은

그랩을 타고 갔다.

같은 주소를 말하고 도착했는데

뭔가 달랐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어제 온 마트와 주소는 또-옥 같았다.


마트 안과 밖을

몇 바퀴 돌고 나니,

어제와는 다른 입구에

내린 걸 알았다.


한국이라면 바로 알았을 일을

풍경이 낯서니까

다른 장소로 착각했다.


다행히 아이들은

짜증을 내지 않았다.


엄마가 길치인 걸

진작 알고 있었고

본인들도 길을 찾는 게

재미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여기가 다른 마트였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겐 돌아갈 숙소가 있고

그랩을 다시 타면 되니까

무섭지 않았다고 했다.




이렇게 아이들은

성장하고 있었다.



어제보다

더 신나게 오락실에서 놀고

이번엔 정확히 숙소로 돌아가리라.


그랩을 타고 가는 길에

갑자기 기사님이 길 한가운데에

멈춰 섰다.



무서웠다.



영호와 윤호도

“엄마 갑자기 왜 멈춰?”



“무서워.”


내가 물었다.


“Why?”



...




“I'm hungry”


기사님은 창문 밖을 가리키며


“저기 빵 맛있어.

나 한 개만 먹어도 돼?”

라고 물었다.


....



나도 아이들도 알아듣고는

“OK”하고 웃었다.



다시 출발,

우린

무사히 숙소에 도착했다.


길을 잃어도 괜찮았던 우리는

고속도로도 타보기로 했다.


목적지는 세부 시티의

아쿠아리움이었다.


기사님이 목적지를 보더니

“highway, okay?”라며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고 했다.


“I am a rich mom, Let's go!


라고 대답했다.


그날만큼은, 부자 엄마다.

누가 말하는 걸 따라 했다.

고속도로 오케이다. 가보자!


사실 뭐 다른 길로 돌아가자.

나는 돈 안 내고 가는 방법을 안다.

그런 말은 할 줄 몰랐다.

기사님도 아이들도 웃으면 됐지 뭐.



프롤로그에도 말했듯이

‘정보도 꿀팁도 없다.’


-라고 분명히 명시했어요...


세부의 아쿠아리움은

360도 수중 터널이 있다.

바닷속을 걷는 느낌이 들었다.


내 앞에

거대한 가오리

수백마리가 지나다닌다.

어지러울 정도였다.


그런데 가오리의 배는

늘 웃고 있다.



그래서 참았다.


나는 뜨-악 했지만

뱀도 직접 만질 수 있었고

승용차 두 대 정도의 길이인

악어를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책에서나 보던

대형 파충류를 실제로 보는 게

꿈만 같다며


가오리 배와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우리는

매일 작은 모험을

시작했고,


걱정은 땀방울 사이로

조금씩

흘러내렸다.






#작가노트

아이들이 성장한 만큼

엄마로서 조금은 더 용감해졌던

그 여름의 이야기입니다.

걱정은 흘러 보내고, 추억은 남아 반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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