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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도약하기

by 미니작업실

이번 주는 새로운 것들을 시도한 것들이 많은 주간이었다.


언젠가는 복직을 해야 했는데 다시 시작하려고 기간을 정해버렸다. 나는 게으름이 많고 미루기 천재라서 그 떨어지지 않는 엉덩이가 머쓱하게 말이나 행동으로 먼저 질러버리는 편이다. 기간을 먼저 정해두니 미뤘던 홍보포스터를 만들었고 그걸 카카오톡 프로필로 바꿔뒀다. 누가 보든 말든 나는 공표를 했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준비를 해둘 예정이다. 신기하게도 그 프로필은 내가 가장 많이 보게 되기 때문에 점점 중요한 일이라고 기억하게 됐다. 일에 필요한 보드칠판을 주문했고 바로 조립했다. 그리고 소개받고 모셔둔 세무서 명함을 확인해 미리 선약을 했다. 세금 관련 상담을 받아보고자 가봤는데 역시나 아는 사람에게는 쉽지만 숫자에 약한 나는 어렵긴 했다. 덕분에 현실적인 조언을 주고받으면서 긴장하고 풀고를 반복했다.

새로운 사람 만나기를 귀찮아했는데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려 커피 마시기도 하고 얼굴도장을 열심히 찍어보았다. 친했던 친구도 매번 기약 없는 약속만 하다가 이번엔 바로 보자고 약속을 잡았다.

또 아이 교육에 대해서도 안 해본 수업도 신청해 보고 어려울 것 같은 수업도 우선 도전해 보자는 생각으로 예약을 해두었다. 덕분에 조금 막막했던 여름방학 계획이 조금씩 살이 붙게 되었다.

이렇게 일을 처음 하는 것 같은 불안함이 나를 삼키지 않게 새로운 기도를 시작했고 그렇게 마음을 돌봐주었다. 또 더위에 멈췄던 아침 운동도 다시 시작했다. 미루는 마음은 몸은 편한데 마음이 불편했다. 오히려 몇 분이라도 뛰자고 생각하고 나서니 몸도 마음도 훨씬 가벼웠다.


써보면 거창하지만 사실 다 한걸음만 뛴 거다. 작은 도약만 했는데 숨이 찼다.

나는 기도를 하고 수행을 하는 사람이지만 돌봐야 하는 가족이 있고 경제적으로 안정적으로 만들 의무가 있다.


삶을 잘 살기 위해 기도를 하고 기도를 계속하기 위해 삶에 더 애정을 담아보려 한다.

화려한 시작은 안될지라도 묵묵히 책임감을 입혀서 조금씩 해볼 예정이다.


다음 주도 소리 나지 않는 발걸음으로 열심히 뛰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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