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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골프 힘이 아니라 균형이다

척추를 지키는 중년 코어 루틴

by 김정락

회전보다 안정, 움직임보다 지지


어느 순간부터 스윙 후 허리가 묵직하게 남는다. 예전 같지 않다는 걸 몸이 먼저 알려준다.


중년이 되면 많은 골퍼가 “허리가 안 돈다”라고 말하지만, 실제 문제는 회전의 부족이 아니라 회전을 버텨내는 힘의 약화에 가깝다. 척추는 더 많이 움직여야 할 대상이 아니라, 움직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아야 할 중심이다.


운동생체역학 연구에서는 코어 안정성이 낮을수록 척추뼈 사이가 서로 밀리며 어긋나는 힘과 압박이 커진다고 설명한다(Panjabi, 1992). 스윙이 커질수록, 허리가 아픈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중년 골퍼의 코어는 ‘강화’보다 ‘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힘을 더하는 대신, 지지하는 방향으로.


나이가 들수록 디스크의 탄성은 줄고, 근육의 협응력도 둔해진다. 이때 복근을 세게 조이거나 고강도 동작을 반복하면 허리는 금세 경고를 보낸다.

척추 건강 분야에서 가장 신뢰받는 연구자 중 한 명인 Stuart McGill 박사는 말한다.

“허리를 지키는 코어는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힘이 아니라, 움직임을 제어하는 힘이다.”(McGill, Low Back Disorders). 중년의 코어는 더 단단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섬세해져야 한다.


척추 보호를 위한 코어 루틴 3가지


스윙 상황과 연결되는 지지 중심 루틴으로 구성


1. 서서 하는 복부 브레이싱 + 한 발 균형

스윙과 가장 비슷한 자세에서 코어를 깨운다.

골반 너비로 서서 복부를 부풀리듯 가볍게 긴장

한 발을 들어 10~15초 유지

골반이 기울지 않도록 의식


이 동작은 복횡근과 다열근을 활성화해 척추 안정성을 높인다 (Hodges & Richardson, 1996). 스윙 중 허리가 흔들리는 느낌이 줄어드는 경험을 하게 된다.

굳이 누운 자세가 아니라, 서서 균형을 잃기 쉬운 환경에서 코어를 깨우는 건 중년 골퍼, 성인에게 의미가 크다. 시선 고정, 가벼운 팔 스윙, 눈 감기 등 변수를 더하면 “스윙과 비슷한 조건에서 코어가 먼저 반응하는 패턴”을 점진적으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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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탠딩 팔 교차 당기기

몸통 회전을 억제하며 코어의 버티는 힘을 기른다.

밴드 또는 가벼운 덤벨을 가슴 앞에서 교차

몸통은 고정, 팔만 천천히 당기기

복부는 과도하게 조이지 말고 자연스럽게 유지


훈련은 ‘항회전 안정성’ 강화에 효과적이며, 척추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평가된다(Behm et al., 2010).

이 동작은 “몸은 목표를 항해 버티고, 팔/클럽만 지나가는 느낌”으로 연습하는 데도 좋아서 척추 보호와 스윙 메커닉 양쪽에 다 효율적이다. 고무밴드 장력과 발 넓이만 조절해 난이도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어, 중년에게 안전하고 단계적인 훈련 도구로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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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벽 기대고 골반 슬라이드

허리를 혹사하지 않으면서 정렬 감각을 되살리는 동작이다.

등을 벽에 붙이고 무릎을 살짝 굽힘

골반을 미세하게 앞뒤로 조절

허리와 벽 사이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


이는 골반-척추 정렬을 바로잡아 허리 과사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Neumann, Kinesiology of the Musculoskeletal System).


이 루틴을 꾸준히 이어가면 다음과 같은 변화를 체감하게 된다.

백스윙 시 허리의 부담이 줄어든다.

다운스윙에서 중심이 무너지지 않는다

힘을 쓰지 않아도 스윙이 안정된다.

몸은 회전하고, 척추는 고요하다.

그 차이가 중년 스윙의 질을 바꾼다.


중년의 골프는 더 멀리 보내기 위한 도전이라기보다 더 오래 즐기기 위한 선택에 가깝다. 강한 복근이 아니라, 당신의 척추를 지켜주는 조용한 코어.

그게 지금 필요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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