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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알아야 할 것

by 캐리소





그림 작업이 한꺼번에 휘몰아쳐 왔다.


행복하게

자신 있게

귀엽게...

이렇게 여유 있게 하다가 디자이너께서 더더더 많이 필요하다고 하셔서 책상 위에 지우개가루가 수북하게 쌓이도록 그림을 그리고 수정하고 사진으로 남기고 파일명 붙여서 보내드렸다.


일은 일이 가는 길을 가니 나는 그 일에 적합한 사람으로 오늘 하루치의 삶을 잘 사용했다.

결과는 오늘의 몫이 아니라 미래에 있다.

그러니 오늘은 오늘치의 배낭만 짊어진다.


오늘 읽은 책에선 두려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두려움을 다루는 최선의 방책은 적극적인 행동이다.

계속해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으면 우리는 더 오랫동안 업무에 '몰두'하게 되고 그만큼 걱정이나 두려움에 붙들릴 시간은 적어진다.

- 멘탈의 연금술, 보도 섀퍼.





그렇다.

두려움에 붙들릴 시간에 난 주어진 일에 집중했다.

실행력을 갖고 싶은 나는 그냥 한걸음부터 걷는 것을 택했다.

그래서 하나, 둘, 셋, 넷, 다섯.... 세면서 하나씩 해나간다.



성공은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성공은 한 걸음과 한 걸음 사이에 존재한다.

- 멘탈의 연금술, 보도 섀퍼.


책은 이상하게 딱 한 걸음만큼씩 알게 해 준다.

더 많이, 더 깊게 한꺼번에 뭉터기로 알고 싶은 마음은 무시하고 내가 오늘 알아야 할 것만 준다.


가면극,전쟁,두려움,무기력,노예 상태는 그대 마음속의 신성한 힘을 날마다 해칠 것이다. 그대는 본성을 연구하지 않은 채 얼마나 많은 사물을 두려워하고 또 얼마나 많은 사물을 저버리는가? 그러나 그대의 의무는 여러 사물을 상세히 검토해 이를 실천에 옮겨 극복하는 힘을 기르고, 사물을 관찰하고 인식하는 힘을 갈고닦아 사물들에 대한 지식에서 비롯되는 확신을 간직하고 이를 과시하지 않으며 또한 은폐하지 않는 데 있다.

-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본디 내게 주어진 힘과 능력은 두려움이라는 망상으로 약화될 대로 약화된다.

두려움은 믿음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그건 보이지 않게 나를 헤치고 한 걸음조차도 걷지 못하게 한다.

그러니 두려움이라는 거짓을 벗고 진짜를 알아보는 인식을 갈고닦아 사용해야겠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꿈꾸는 것을 확신하고 이미 내재된 진리를 은폐하거나 과시하지 않는 존재감으로 의무를 다하는 일상.


오늘 '보도 섀퍼'와 '아우렐리우스'가 내게 알려준 꿀팁이다.






며칠 동안 두려움과 믿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던 실낱같은 감정을 알아차리듯 오늘 이렇게 딴생각 들지 않게 나를 가드 하는 모든 것에 감사하다.


삼시세끼 패스하고 그림에, 책에, 기도에 몰두한 하루가 오랜만이라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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