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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후 대한민국

2023년 어느 국민의 꿈, 이후 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by THE RISING SUN

과거나 미래의 일을 가늠할 때 30년이라는 시간을 사용하곤 합니다. 일반적으로 30년을 한 세대로 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리면서 처음엔 별생각 없이 ‘한 30년 후’ 하였다가, 30년을 기다리기엔 내가 너무 답답해서 ‘아니야 우리 민족은 10년이면 돼’ 하였다가, ‘그래 방향을 정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건 10년이면 되겠지만 성과를 내고 자리를 잡으려면 30년은 필요할 거야’로 정리했습니다.


내가 꿈꾸는 30년 후 대한민국은 세계 1위 국가입니다. 경제, 과학, 국방 같은 요즘 국가 순위의 척도가 되는 지표들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심지어 윤리적 측면에서도 모범이 되는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는 최고의 국가입니다. 내가 내 나라를 가지고 내 맘대로 꿈을 꾼다는데 누가 뭐라든 무슨 상관입니까.


그리고 내가 그 꿈을, 외세에 의해 국권을 상실한 1910년에 꾸었다거나, 민족이 둘로 쪼개져 싸우던 1950년에 꾸었다면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일축하겠지만, 지금, 2023년에 꾼다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상당수는, 그도 아니면 적어도 일부는 ‘그래 그렇지,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닐 수 있어’ 할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 있습니까. 우리는 식민지에서 동양평화론을 꿈꿨고, 전쟁터에서 통일 대한민국을 꿈꿨습니다.


나는 정치인도 경제인도 아니고, 역사학자도 아닙니다. 그저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주로 신문에서 정보를 얻습니다. 그래서 신문 기사들을 근거로 살펴보았습니다.


올해 3월엔 현대기아차가 전 세계 판매량 3위에 올랐다는 기사가, 8월엔 미국 자동차 기술만족도 조사에서 제네시스와 현대차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는 기사와 현대차가 올 연말 세계 최초로 시속 80km 자율주행을 상용화한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1973년 현대차의 고유모델 개발 발표에 수많은 자동차 전문가들이 “현대차가 고유 모델을 개발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라고 한지 50년 만입니다.


자동차가 달리려면 도로가 있어야 합니다. 경부고속도로는 1968년 2월에 착공해서 2년 5개월 만인 1970년 7월에 완공했는데, 기술도 자본도 없던 당시엔 기적 같은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우리 건설회사들이 세계 곳곳에서 도로, 항만은 물론이고 최장 현수교, 최고층 건물까지 짓고 있습니다. 최첨단 공법으로 말이죠.


자동차 하면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역시 기술도 자본도 없던 1962년 제철강국의 꿈을 꾸었고, 1973년 6월 대한민국 포항에서 첫 쇳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2017년 1월, 포스코가 8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회사 1위에 선정됐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1960년대 후반 세계은행 총재였던 저명한 경제학자 유진 블랙은 “고속도로 건설과 종합제철 건설은 개발도상국의 신화(헛된 꿈)일 뿐이다.”라고는군요.


제철하면 조선업입니다. 정주영 회장이 해군의 나라 영국에 거북선이 그려진 지폐를 보여주며 조선소 지을 차관을 얻었고, 그 차관 증서를 가지고 수주를 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그렇게 해서 울산 바닷가 모래 위에 현대조선소가 문을 연 것이 1972년, 세계 조선업체 순위 1위부터 5위까지를 우리나라가 휩쓸었고 수주량, 건조량 등 모든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가 난 것은, 그로부터 35년 만인 2007년입니다.


최근엔 생활가전 세계 1위인 LG전자와 TV 세계 1위인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IFA 2023’을 주도한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뿐입니까. 반도체, 휴대전화에서 전투기, 우주로켓까지 어느 것 하나 시도의 순간에 불가능하지 않았고, 성공의 순간에 기적이 아니었던 것이 있습니까.


196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어렵던 시절에 어렵게 시작했던 일들을 중심으로 정리하다 보니 하드웨어에 치중됐습니다만 소프트웨어도 만만치 않습니다. 케이팝이 세계를 제패할 거라고 생각해 본 사람이 있을까요. 주요 스트리밍 상위권을 석권하는 케이드라마와 세계 유수의 콩쿠르 1위를 휩쓸고 있는 케이클래식 그리고 케이웹툰, 케이게임, 케이뷰티까지. 그뿐입니까. 케이푸드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지도 꽤 됐습니다.


이만하면 ‘30년 후 세계 1위 국가 대한민국’은 잠이 들면서 시작했다가 잠이 깨면 끝나는 그런 꿈은 아니지 않을까요. 물론 향후 30년 동안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잘해서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을 모아서 말이죠. 그리고 우리만 잘 먹고 잘 살자는 건 아닙니다. 진정한 세계 1위 국가는 인류 발전에 기여해야 합니다. 식량, 인권, 환경, 평화, 우주 같은 전지구적 문제들을 앞장서서 해결하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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