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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브랜드, 명품, 첨단기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찾아서

by THERISINGSUN Feb 22. 2025

경쟁력은, 누구나 원하는 것을 나만 가지고 있을 때, 그걸 경쟁력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더 이상 원하지 않을 때, 그것은 더 이상 경쟁력이 아니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가지게 됐을 때도, 그것은 더 이상 경쟁력일 수 없다.


경쟁력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지속이 가능한 경쟁력과 지속이 가능하지 않은 경쟁력이다. 전자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본질적으로 원하는 것을 나만이 계속 가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인간의 본질에 부합하기 때문에 절대 사라질 수 없는 시장인데, 그 시장에 팔 물건을 나만 만들 수 있으니 경쟁력이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것이다. 후자는 상황에 따라 장이 서기도 하고 파하기도 하는 데다, 내가 아닌 누구라도 쉽게 할 수 있을 때에 해당한다. 장이 파하거나, 누군가 나를 따라 하거나 나보다 더 잘하게 되는 순간 경쟁력 사라지는 것이다.


지속이 가능한 경쟁력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명품이다. 인간의 소유욕, 가능하면 더 희소하고 더 가치 있는 것을 갖고 싶고, 그래서 자랑하고 싶은 과시욕은 본능이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 그 브랜드는 내 것이고, 그 브랜드가 붙은 제품은 나만 생산할 수 있다. 더욱이 오랫동안 켜켜이 쌓인 세월의 엄청난 가치는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다. 지나가버린 시간 누구도 만들 수 없고, 그 가치는 가만히 있어도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커진다.


지속이 가능하지 않은 경쟁력들은 우리 주변에 너무도 많다. 사진 세상을 지배하던 필름 카메라는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한 순간에 사라졌고, 코닥(Kodak)도 요즘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전설인 소니 워크맨(Sony Walkman) MP3 플레이어 밀려 그저 전설일 뿐이다. 각자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며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주름잡던 노키아(Nokia), 모토로라(Motorola), 블랙베리(BlackBerry)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한방에, 그야말로 한방에 날아갔다. 미국에 있지만 세계적 명성을 얻었던 130년 역사의 백화점 시어스(Sears), 70년 역사의 장난감 백화점 토이저러스(ToysRus)도 아마존(Amazon)과 같은 전자상거래 기업들에 밀려 문을 닫았다.


왜 다들 경쟁력, 경쟁력 하는 걸까. 경쟁력은 곧 생존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기업들과 제품들, 한때 세계를 제패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순간에 간판을 내리고 문을 닫고, 그리고 사라졌다. 가족과의 추억(필름 카메라), 젊은 날의 추억(소니 워크맨), 어린 시절의 추억(토이저러스)은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답고, 그래서 간직하고 싶지만, 추억할뿐 더 이상 구매하지 않는다.


경쟁력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다루어야 할 기업과 제품이 있다. 애플(Apple)과 스마트폰이다. 애플은 스마트폰을 들고 나와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었다. 기존의 휴대전화 시장은 사라졌다. 그 안에 있던 기업들, 제품들과 함께. 여기까지는 소니 워크맨처럼 혁신적이다. 그런데 수많은 기업들이 스마트폰을 만들기 시작했다. 조금, 아주 조금 흠집이 났을 수 있지만 애플의 경쟁력은 아직 확고하다. 항상 놀라운 제품을 내놓는 혁신의 아이콘, 스마트폰을 처음 만들었다는 상징성, 아름다운 디자인과 초고가 정책,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 명품의 반열에 올랐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처음인가(Originality, 원천성), 유일한가(Uniqueness, 고유성)를 따진다. 가능하면 나만 갖고 싶다. 또한 그것이 나의 경쟁력이니까.


애플의 경쟁력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어떤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면 사라질 것이다. MP3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소니 워크맨이 사라진 것처럼. 그러나 애플은 그런 상황에 직면하지 않기 위해 지금도 부단히 무언가 혁신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간 우리에게 계속 보여주었던 것처럼. 그러나 또한 수많은 애플의 경쟁자들도 애플을 꺾기 위해 혁신을 쉬지 않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는 식민지배와 전쟁 이후 제로베이스에서 세계 10위권까지 올라왔다. 기저효과도 있었을테지만, 분명 우리의 선천적 능력과 후천적 노력 때문이며, 유례가 없는 일이다. 여기까지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로 가능했으나, 퍼스트 무버(First Mover)였던 적은 없었다. 누구나 다 아는 너무도 유명한 이야기다. 그리고 점점, 더 이상 빠르지도 않고, 더 이상 따라가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아직 늦지는 않았다는데, 점점 늦어지고는 있다. 나는 대통령으로서, 내 나라가, 우리 국민들이, 우리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도록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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