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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 Oct 04. 2020

뭔가 하고 싶다면 너만 생각해, 모두를 만족시킬순 없어

훌륭한 사람 말고, 행복한 사람


 살아보면 다른 사람의 기준에서, 또는 사회적 시선에서 바라볼 때 멋지고 훌륭한 사람보다는 조금은 평범해 보이고 소박하더라도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부러울 때가 있다. 사회적 시선에서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우리는 어릴 때부터 어른들의 덕담이나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며 살아왔다.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모두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고, 일하고, 목표를 이루어 가며 살아가는 것이 마치 인생의 정답처럼 알고 살아갈 때가 있었다. 어른이 될 때까지 한 번도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다.



  열심히 살다 보면 어느 날 문득, 정신이 번쩍 들면서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하고 의문이 들 때가 있을 것이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의 시간 속에서  몸도 마음도 지쳤다는 뜻이다. 조금의 바람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꽝꽝 얼어있는 한겨울 호수가에도 어딘가에 숨구멍이 있어 거친 숨을 들이쉬고 내쉴 수 있도록 빈틈이 있는 것처럼 , 그 순간은 치열하게 꿈과 목표를 이루어가는 삶 속에서도 우리에게 들숨과 날숨을 쉬게 하는 겨울 호숫가의 숨구멍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럴 땐 ‘열심히 일한 당신’, 잠시 쉬어 가면 된다.



 잠깐 쉬었다 간다고 해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삶의 긴 여정에서 그런 순간이 오면 모든 걸 잠시 내려놓고, 잠깐 멈추고 쉬어갈 필요가 있다. 들숨과 날숨을 차례대로 들이마시고 내뱉으며 호흡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 그 순간이 곧 우리 몸과 마음이 잠시 쉬어갈 타이밍인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온 몸에 기가 막히고, 숨이 막히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오랫동안 경험하고 어렵게 통과해야만 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훌륭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을 정리하고 갈 필요가 있다. 누구나 그 생각은 하늘과 땅만큼의 다른 생각들이 존재할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훌륭한 사람은 나라를 구하거나 빛낸 사람, 아니면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많은 사람에게 인기가 있는 사람일까, 그래서 그런 삶은 반드시 행복하기만 했던가. 물론, 자기 자신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결국은 자기 자신이 행복해야 세상 모든 게 아름답고,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나답게 누구를 위한 삶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가는 것보다 더 훌륭하고, 더 행복하고, 더 멋진 삶은 없다.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이 ‘행복’이란다. 넓은 잔디밭에서 한 무리의 세력을 이루며 하얀 꽃이 피고, 지고 있는 클로버 무리 중에서 우리는 열심히 집중해서 눈을 밝히고 네 잎 클로버를 찾곤 한다. 그 세 잎 클로버 무리들 속에서 발견된 귀한 네 잎 클로버는 나 스스로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삶의 행운을 위해 소중하게 코팅되고 간직된다. 그 네 잎 클로버 자신의 삶과 행복이 아닌 그 누군가 다른 사람의 삶을 위해서 꺾이고 간직되는 것이다. 이쯤 되면 희귀한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이 왜 ‘행운’이고, 그 수많은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인지를 알게 된다.



스페인 Ronda 누에보 다리


               “자기답게, 행복하게”



 나는 아이들이 훌륭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좋은 사람,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아이들의 삶은 아이들 자신의 것이니까. 막연하게라도 세상에서, 사회에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 나를 기쁘게 해 주기를 바란 적이 없다. 또한 그렇게 아이들에게 부담을 준 적도 없다. 부모로서 나의 부모님이 내게 준 많은 사랑과 관심, 걱정을 나의 아이들에게 나도 그렇게 똑같이 해주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의무감이 있을 뿐이다. 그래야 공정한 것이니까. 나는 아이들이 부모를 위해서, 회사를 위해서, 사회를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그들의 삶을 살아가기를 원치 않는다. 그들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영화 택시 드라이버(1976), 아이리쉬 맨(2019)의 존경하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처럼, 자기 자신의 가장 개인적인 삶을 가장 열심히 창의적으로 살아야 한다. 나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부모를 위해서, 회사를 위해서, 사회를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 아니 그런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천박한 사람을 멀리한다.


 어느 누구의 인생도 아닌, 자기 자신의 삶을 창의적이고 치열하게 살아야 김연아도 되고, 손흥민도 되고, BTS도 될 수 있다. 물론, 그들도 화려한 무대에서 내려오고 나면 그들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 인생은 길고 대중의 관심은 짧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세상이나 사회에서 훌륭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자기 자신의 삶을  ‘자기답게,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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