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장에서 찍은 삼십 대 초반의 신랑 신부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저때의 신랑은, 당연히 신부보다 어른스럽고 성숙한 사람이라 믿었다.
나이가 두 살 많으니까, 당연히 밥도 더 많이 먹었을 거고, 응아도 많이 했을 거고,
그렇게 책도 조금 더 봤을 것 같고.
뭐가 어쨌든, 2년이란 시간을 늘 앞서 살아가고 있으니,
당연히 신부보다는 더 어른스러울 거라고...
그게 당연한 거라 믿었던 것 같다.
사진 속 신랑 신부를 올려다보는 지금의 내가 있다.
사진 속 밝은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는 그때의 신부는,
아이를 재우러 들어갔다.
분명 사진을 찍었을 때의 그때처럼 여전히 2년의 시간을 앞서 살아가고 있는 나임에도,
감히 내가 지금의 저 신부보다 어른스럽지 못함을 느낀다.
어른이라 믿었던 신랑은
늘 불평하고, 늘 지쳐있고, 늘 힘들다 한다.
그런 신랑을 향해 마냥 어리기만 했던 그때의 신부는
늘 잘 들어주고, 잘 응원해 주고,
그렇게 늘, 눈부신 웃음으로 곁에 있어준다.
2년이란 시간이 별거 아니란 듯,
어른스럽게.
맞다. 그녀는 어른스럽다.
그녀가 이렇게 어른스러운 사람인 줄,
저 사진 속 헤벌쭉 웃고 있던 저 신랑은 감히 상상도 못 했다.
나이 마흔 줄,
감사한 사람이 곁에 있다.
5월 한 달,
여러 가지 현실의 일들에
무너지고, 지쳐가고, 질려버린 나이만 먹은 신랑에게,
신부는 웃어주고, 토닥여주고, 희망을 준다.
어리숙한 신랑은 힘을 내어보기로 한다.
아이를 재우느라 아프고 지친 몸으로 잠든 아내 몰래, 작은 목표도 세워본다.
"남편 진짜 잘 만났어."
-언젠가 이 말을 들을 수 있게,
남편으로써
더 힘을 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