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by 남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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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골목길은 참 귀엽다.

내리쬐는 햇살도,

지나가는 고양이도,

너주레한 담벼락도

소곤소곤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다.

그래서 길가다 골목길이 있으면

슬그머니 새고 싶다.

골목길은 대개 에구붓하다.

어정어정 걸어 골목쟁이까지 들어서고 나면

뒤를 돌아도 입새가 보이지 않고

앞을 봐도 모퉁이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더 마음이 끌린다.

한 발짝 내밟을 때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걸어도 걸어도 주니가 나지 않는다.

내가 걸어온 길도 골목이 되었으면 좋겠다.

빠르기만 한 쭉 뻗은 길이 아니라

늘쩡늘쩡 기웃거리면서 걸음마다 이야기가

드나드는 길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첫대 거리를 잘 둬야한다.

집과 집이 모여 제창 골목이 생기듯

사람마다 꼭 맞는 거리를 유지할 때

그 모든 사이들이 저절로 띠사로운 풍경을 만들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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