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인이 될 수 없다면..

내가 선택한 건강관리법

by 정소민

“몸에 좋다고 일본에서 물까지 사다 먹더니 그 년이 제일 먼저 죽더만”


유방암 환자들의 모임에서 나온 얘기다..

좀 모진 말이지만.. 그렇게 먹는 것에 신경을 썼는데도 소용이 없다는 말인가? 아니면 운 탓으로 돌려야 하나?


어떤 유방암 투병기 책을 보니 온 몸에 전이가 된 4기 환자였지만..

매일 아침 알칼리수를 마시고, 마늘 청국장환을 먹고, 집에서 유기농 식품을 조리해서 먹으면서..

재발과 전이의 위험을 벗어났다고 한다.

우리 주위에는 음식관리를 철저히 해서 유방암의 재발, 전이를 막았다는 얘기는 참 많다.

어떤 이는 가지나 율무를 밥처럼 먹으니 암이 완치됐다고 한다.

‘나는 이렇게 암을 극복했다’의 수기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

어쩜 그렇게 독하게(?) 실천할 수 있을까?

물을 공수해서 먹는 것은 물론, 매 끼니마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먹고, 절제할 수 있을까?


나도 그래야 하나? 그 사람들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며 수도승과 같은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일까?

정말 산속에 들어가는 것이 답일까? 하지만.. 난 나를 잘 안다. 내 의지론 꾸준히 못한다.

아무리 자연을 좋아한다고 해서 지금껏 해왔던 모든 일을 접고 산속으로 들어갈 용기는 없다.

라면이나 햄버거, 치킨은 아예 끊고 살 수도 없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홀로 도시락을 싸다닐 수도 없고 아무리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좋다고 해도..

때로는 씻고, 썰고, 준비하는 것조차 귀찮을 때도 있다.

그럼.. 난 결국 재발이 되고, 전이가 될까?


매 끼니마다 좋은 물, 신선한 야채, 유기농 식품을 먹을 형편이 안 된다면 위험의 확률은 더욱 커지는가?

음식으로 잘 관리했지만 실패한 사람도 많다.

좋은 물을 일본에서 공수해서 마셨던 사람도 결과가 좋지 못했다.

췌장암 4기인 사람도 현미밥이나 유기농은커녕, 쌀밥에 라면을 먹고도

운동으로 건강을 찾았다는 얘기도 있다.

복불복.. 정보를 접하면 접할수록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어쩌면 요행이고, 운인 것 같기도 하다.


정답이 없는 상황에선 나만의 기준이 필요하다.

최소한 좋은 것을 먹지 못한다고 해서 죄책감을 가지거나 자책도 하지 않기로 했다.

건강에 좋다고 먹기 힘든 것까지 억지로 먹지 않기로 했다.


어느 의사가 그랬다. 좋은 것을 먹기보다는 나쁜 습관을 멀리하는 게 더 낫다고..

나도 좋은 것을 찾아먹는 수고는 내려놓았다.

이제부터 아주 기본적인 건강비결.. 뭐든 잘 먹고, 잘 자는 방법을 택해보기로 했다.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이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고 하는 것처럼

유방암 환자에게도 맛있게 먹으면 그 모든 것이 항암식품이다.

먹을 수 있는 모든 것은 나쁜 것이 없다는 걸 믿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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