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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수 May 18. 2023

팀 홀튼 사랑

기획을 한 것은 아닌데 지난번 글이 집과 옷에 관한 것이라 이번엔 음식을 주제로 하여 衣食住 시리즈를 완성해야겠다. 그러고 보니 명색이 문화를 이야기한다면서 이제야 먹고 입고 사는 걸 다루다니 오히려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캐나다 사람들의 식생활을 보면 캐나다 지인 집에 초대를 받아 가서 칠면조 오븐 통구이, 쿠키, 소고기 바비큐, 으깬 감자, 삶거나 구운 계란, 프랜치 토스트, 베이글, 샌드위치, 감자튀김, 구운 옥수수, 샐러드, 베이컨, 팬케이크, 와플, 타코, fish and fry, 머핀, 소시지 요리 등을 먹어 본 적이 있다.

초대를 받으면 와인이나 꽃다발 정도를 들고 가면되고 생일이면 간단한 선물을 준비하면 된다. 크리스마스 때도 선물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너무 부담스러운 선물을 하거나 카드없이 선물만 주면 오히려 불쾌하게 생각한다. 나는 크리스마스 때 교장선생님으로부터 $15 커피 상품권을 받았다. 선물은 주로 윗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게 관례다. 카드는 지인 모두에게 얼마든지 남발할수록 좋다.

Potluck 파티는 주최자가 장소만 제공하기 때문에 갈 때 음식을 나누어 먹을 수 있도록 각자 한 종류씩 좀 넉넉하게 가지고 가면 된다. 요즘은 김밥 양념치킨 갈비 불고기 떡볶이 등의 한식도 인기가 좋다.

다음으로 TV의 요리 프로그램과 식료품점 쇼핑 리스트로 미루어 짐작하면 연어, 대구, 새우,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올리브, 토마토, 당근, 아스파라거스, 아보카도, 브로커리, 감자등을 재료로 한 다양한 요리와 각종 빵류, 햄, 치즈, 향신료, 스프, 잼, 견과류, 과일을 먹고 와인과 맥주, 청량음료를 곁들인다.

아이들은 마시멜로, 쵸컬릿, 캔디와 아이스크림이 있으면 신이 난다.

외식 식당은 미국처럼 다인종 이민으로 구성된 나라이기 때문에 그만큼 베트남 아랍 인도 영국 이태리 그리스 태국 멕시코 중국 일본 한국 등 전 세계 음식이 다양하다.

여기서는 가족간에도 좀처럼 음식을 나누어먹지 않는다. 각자 주문하고 먹은 것을 자기가 계산한다. 팁은 요즘은 최소 15%다.

피자 치킨 햄버거 등이 간편한 패스트푸드 외식거리인데 굳이 캐나다만의 특색 음식을 들라면 감자튀김 위에 치즈를 얹은 poutine

과 널찍한 도우 위에 각종 달콤한 토핑을 얹은 beaver tail

이 있다.

가장 특기할 만한 것은 캐나다 사람들의 유별난 ‘Tim Hortons’ 사랑이다. 이 찻집은 커피와 도넛이 전문인데 캐나다에만 있고 캐나다 사람들이 Tim Hortons 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이 식당을 좋아한다. 여름에는 iced capp

이 인기이고 겨울에는 French Vanilla Cappuccino

를 즐겨 찾는다.

한국 교민들은 한인식료품점에서 개고기만 빼고 거의 모든 한국 음식 재료를 살 수 있다.

외식은 한국만큼 자주 부담 없이 다양하게 할 수 없기 때문에 나는 캐나다에 와서 집에서 만든 한식을 한국에서보다 더 자주 먹는다.

오늘 저녁에는 냉면을 해 먹었다.

우리 집 냉장고에는

이런 안 볼걸 봐버렸다. 이렇게 가득 찬 냉장고를 보면 괜히

“와! 한 달은 장을 안 봐도 되겠네! “라고 한 마디 했다가 마눌님에게 본전도 못 찾게 깨지고 뼈도 못 추리기가 쉽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냉장고 문은 안 열려고 했는데…

아무튼 냉장고 안에는 다양한 한국 음식 재료가 가득하다.

내가 15년 전에 미국에 잠시 갔을 때만 해도 교민들이 양배추로 백김치를 담가 먹었다고 하며 비감해했는데 이제는 이민 생활도 참 편해졌다.

끝.

휴, 이제 어슬프게 나마 의무 방어전을 했으니 앞으로는 좀 편히 헛소리를 해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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