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다는 것 늙어간다는 건
공평하게 찾아오는 여유나 인자함이 아니다
주름 늘듯 약해지고 아픈 것만도 아니며
시간 남고 할 일 없고 찾는 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익숙해지는 것 새로운 게 없어지는 것
그것은 설레지 않는 하루 그런 것이다
눈 내려도 신나지 않고 걱정부터 되는 것
꽃이 피고 해가 떠도 기쁘지 않은 것
놀리면 웃기기보다 화부터 나는 것
실패하면 성나기보다 서글퍼지는 것
있어도 사라져도 별로 다르지 않은
죽음으로 한 발 한 발 익숙해지는 연습
그것이 척도다 시들어간다는 건
숫자가 아니다 그러하니 언제라도
멈춰다오 심장아 차라리 멈추어라
너와 함께 두근대던 그 가슴이 아니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