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아줌마 몸짱아저씨의 빵꾸똥꾸 나들이
우리 집은 학교 바로 앞 동이라 거의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살고 있거나
이미 학교 다닐 때 이사 와서 이사 가지 못하고 계속 살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지만
901호에 이사 온 아줌마만큼은 혼자 사는 예쁜 언니 일거라고 생각했다.
핑크색 딱 붙는 원피스를 입는 엄마라니......
윤슬이랑 아파트 상가 분식점에서 컵떡볶이와 파란색 파파야맛 슬러시를 사서 놀이터 벤치로 향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날따라 용돈이 별로 없어 하나씩만 하고 컵 떡볶이에 꼬지를 두 개 슬러시에는 빨대를 두 개 꽂고
어정쩡한 자세로 번갈아 먹으며 놀이터로 향하고 있었다.
햇빛이 눈에 들어와 자꾸만 실눈을 뜨게 되는 날이었는데 저 멀리서 핑크색 드레스가 보였다.
세상에 핑크색 드레스라니! 정말 저런 걸 입고 다니는 사람이 있구나.
우연의 일치로 우리 아파트에 저런 사람이 많은 걸까?
생각해 보니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얼마 전 아파트에 슈퍼카가 배달될 때 놀이터 앞 택배아저씨들이 다니는 길로 배달된 적이 한 번 있었다.
그때 투명한 트럭에서 슈퍼카가 내려왔고 트럭에 실려 온 하늘색 차도 충격적이었지만
그 차를 배달받는 아줌마는 긴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 차와 같은 색으로......
윤슬이 와 나 그리고 우리들의 언니들 넷은 저 자동차 회사에서 준 것이 아니겠냐고 이야기하며 구경했다.
왜 굳이 저 차는 저 투명한 트럭에 담겨오는지 왜 굳이 아파트 1층 놀이터 앞에서 저걸 받는지 또 아줌마는 왜 혼자 저런 드레스를 입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뭐 기분이 좋은가보다 했다.
그런데 그 이후로 길거리에서 또 긴 드레스를 입은 사람을 만날 줄이야!
다르다고 하면 그때 하늘색의 드레스는 정말 엘사 드레스 같은 하늘하늘한 느낌이었는데
이 언니는 딱 달라붙게 입었다. 정말 몸의 모양이 그대로 보인다. 피부는 새까맣다.
나는 내가 까무잡잡해서 그런가 저런 까만 피부가 싫은데
그래도 저 까만 피부에 핑크색 쫄쫄이 원피스? 드레스? 는 예뻤다.
저 언니는 뭐 하는 사람일까? 생각했는데 조금 있다가 우리 언니만 한 언니가 오더니 "엄마! 나 이거사 줘" 한다!
헉 9층언니다. 얼마 전 저기 살던 중학생 언니가 이사 갔는데 새로운 집도 언니가 있길래 기억한다.
우리 학교에 온 지는 아직 일주일 정도밖에 안된 4학년 언니!
아줌마는 핑크색드레스를 입었고 그 옆에 아저씨는 김종국 아저씨같이 아래위로 검정 반팔에 반바지를 입었는데 몸도 김종국 아저씨 같다.
아줌마 아저씨 그리고 그 언니와 언니동생인 유모차를 탄 아가는 다 같이 상가에 있는 빵꾸똥꾸로 향했다.
빵꾸똥꾸에 들어가는 게 나는 왜인지 모르지만 웃기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는데
문구점에 가는 차림이 안 맞는 거 같아서 인지
저런 몸짱 엄마아빠를 별로 본 적이 없어서 어색한 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냥 웃겼다.
몸! 짱! 가! 족! 이란 이런 거구나!
901호에는 언니 같은 아줌마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