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취업에 실패하는 후배들에게 ...

by 오방빵

요즘 취업 시장이 너무 어렵다. 가뜩이나 경제도 어려운데, COVID-19로 인해 기업들이 앞다투어 채용을 취소, 연기하고 있어 가뜩이나 좁은 취업문이 더더욱 좁아졌다. 필자 세대의 취업도 IMF 구제금융 직격탄을 맞은 직후였던지라 취업이 어렵기도 했었지만, 작금의 취업난과 그 당시를 얼핏 비교해 보아도 지금의 취업난이 90년대 말, 2000년대 초보다 더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대에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분들에게 기성세대의 어른으로서 미안하다는 말,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위로1.JPG Gettyimages 인용


그런데 필자가 더 안타까운건 취준생들이 취업이 안되는 현실에 대해 자책하는 상황이다. 자신의 역량이 부족하고, 영어 점수가 낮고, 자격증이 없고, 학점이 낮고 등등 취업난으로 인한 미취업이 마치 자신이 불성실하게 살아온 문제인양 스스로 괴로워하고, 자책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가 취업조차 안되어 사회 초년생 조차 못되는 상황이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소수에 포함되지 못하는 본인에 대한 자책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극심한 경쟁사회에서, 소수만이 선택받는 현실에서 자신이 선택되지 못한게 자신만의 탓일까?



글 초반에 말했듯이 필자의 취업준비 시기는 IMF 구제금융 직후라 취업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편으로 필자는 IMF 구제금융 이전에 선배들이 취업하는 모습도 지켜 보았었다. 그 선배들은 대부분 1, 2학년 때 학사경고 받을 정도로 실컷 마시고, 놀았다. 그리고 2학년 겨울 방학이 되면 누가 먼저랄 것없이 정신 차리겠다며 앞다투어 자진 입대를 했다. 제대하고 나서는 복학생으로서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그래봐야 학사경고를 받은 1, 2학년 성적을 끌어올리는데 주어진 시간은 겨우 2년 밖에 없어 학점 올리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필자가 졸업한 대학교 기준으로 4.0 만점에 2점 중반대만 되어도 취업하는데는 문제가 없었고, 심지어 여러 대기업 면접전형에 합격을 해 그 중 마음에 드는 대기업을 골라 입사를 했다. 그렇게 졸업과 취업이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졌던 선배들은 취업 후 몇 달이 지나면 두툼한 지갑을 들고 학교로 찾아와 후배들에게 한 턱 쏘았다.


Gettyimages 인용


그 당시의 선배들이 지금의 취준생들보다 절대적으로 역량이 뛰어나고, 경쟁력이 있었을까? 필자의 경우는 경제 혼란기를 몇 차례 겪으며, 호황기와 암흑기를 동시에 보았기 때문에 사회 탓, 경제 탓, 외환 관리를 못한 정부 탓 등 순순히 필자 자신의 무능 탓으로 돌리기에 억울한 면을 너무 많이 보았다. 하지만 경제 불황이 그 이후로 계속 이어지다 보니, 요즘 세대의 취준생들은 취업이 안되는 상황을 사회 구조 탓으로 돌리기 보다 온전히 자신만의 문제로 전가하며 속상해 하는 경향이 짙다. 필자가 보기에 필자가 겪었던 시기나 지금이나 비슷한 상황인것같은데, 유독 요즘의 취준생들은 오롯이 이 문제를 본인의 역량 부족으로 귀속시키는 모습을 보며 사회의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필자가 지금은 사회의 선배로서 취준생들에게 취업에 도움이 될만한 글들을 연재하고, 취업 후 신입사원이 어떻게 회사생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알려주고 있지만, 취준생 여러분들이 지금 당장 취업에 실패하더라도 그 결과는 결코 취준생 여러분들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힙니다. 사회의 구조, 경제 상황, 치열한 경쟁,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어 주지 못한 기성세대의 문제 등등 종합적인 환경이 취준생 여러분들을 어렵게 만들어 놓은 것이지, 결코 취준생 여러분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필자 선배들이 시대를 잘 만난 덕에 쉽게 대기업 여러 곳에 취업이 된 반면, 현재의 취준생 여러분들은 그저 불행하게도 시대를 잘못 만났을 뿐이지 개인의 하자나 문제가 있는건 결코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언제, 어디서나 존중받아야 하고, 사회에서 각자 쓸모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모두 누군가의 세상 하나뿐인 소중한 자식이고, 누군가의 세상 하나 뿐인 사랑이며, 나중에는 자식들에게 세상 하나뿐인 부모가 될 것입니다. 자신의 존재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고, 스스로가 각자 소중한 사람들이니, 절대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현재의 상황을 자책하거나 자신을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마라' 中

keyword
이전 19화신입사원이 핵심인재가 되는 간단한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