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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laire 북클레어 Oct 26. 2024

[소설] 에필로그

하얀 숲은 그 기회를 주었다.


아빠의 간절함이 하얀 숲에게 바람처럼 날아가 전달되었다. 아빠는 눈을 감기 전 생애 마지막 시간을 모두 준호에 관한 시간으로 채웠다. 마지막 순간까지 오로지 준호가 건강하기를, 자신 없이도 잘 살 수 있기를, 힘든 일도 잘 이겨낼 수 있기를 바라며 눈을 감았다. 준호가 좀 더 크는 모습을 보지 못해 슬펐지만, 준호가 잘 자랄 것이라는 확신도 있었다. 그냥 그럴 것 같은 느낌일 뿐이었지만, 그랬다. 


하지만 하늘에서 지켜본 바, 아직 아빠 없이 살 준비가 안되어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빠가 떠나지 못하고 준호 주위를 맴돌고 있는 이유도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준호가 걱정되서였다. 자연에 어긋나는 일이었지만, 그래도 조금 더 준호가 잘 지내도록 무언가를, 어떻게든 하고 싶었다. 


그리고 하얀 숲은 그 기회를 주었다. 겨울마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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