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야구 선수로 지명 받지 못한 너에게
나는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운동부 학생들을 참 많이 가르쳤던 것 같아.
첫 근무지에서는 축구부를 지금은 야구부와 양궁부와 검도부까지 있으니 말이야.
운동을 하는 너희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은 정말 정말 많은데, 수업 시간에 들어온 너희들은 운동에 지쳐서 수업시간에는 엎드리거나, 선생님이 일반 학생들에게 하는 수업 내용은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하나하나 설명해 줄 수 없는 마음이 안타까웠다.
일요일 집에서 우연히 TV를 돌리다가 고교 야구를 생중계하는 것을 보고, 그곳에서 너희들의 모습이 보이니 너무 신기하더라. 교실에 앉았던 너희가 야구장에서 멋지게 공을 던지기도 하고, 야구방망이를 휘두르기도 하는 모습이 너무 신기하고 내가 다 뿌듯했어. 선생님 딸아이에게 엄마가 가르치는 오빠야 들이라고 자랑까지 했단다.
교실에서 앉아있던 너희의 모습과, 야구장에서 너희의 모습은 정말 완전 다른 사람 같았어.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프로야구 선수로 지명된 아이들의 소식을 듣게 되었지, 너무 자랑스럽기도 하고 대단하다 싶기도 했지만, 난 지명을 받지 못한 너희들이 생각나더라. 속상하겠다. 프로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으로 힘든 훈련을 묵묵히 받아왔을 너희를 알기에 안타까웠어. 그리고 오늘 교실에서 너희를 보니 해주고 싶은 말은 너무 많았지만, 운동을 하지 않는 학생들과 수업 진도를 나가야 하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기 글로 남길게.
인생은 참 길다. 내 눈 바로 앞에 보이는 시련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할 수도 있지만 그 시련을 잘 버티고 지나가면 다른 길이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해.
두드렸을 때 열리지 않는 문은 반드시 다른 열린 문이 있음을
기억해 주었으면 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나에게 열리는 문을 찾기 위해 계속 부지런히 다른 문들을 두드려야 한다는 거야. 지금 하나의 문이 너희들 앞에 열리지 않았다만 반드시 다른 문이 있음을 잊지 말고 다른 문을 두드리는 그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해. 그동안 열심히 운동을 해왔던 그 끈기로 말이야.
앞으로 샘이 너에게 하나씩 세상으로 나가기 전에 네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