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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Jul 19. 2021

서른살이 세상에 말을 걸다. 너는 누구냐고?

절실함에 진짜를 만나다.

아직도 내가 가고 있는 곳을 모르겠다. 시작은 했지만 어디가 끝인 줄 모르겠다. 미로의 출구를 찾아 헤매는 작은 존재인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재능을 갖고 태어나 자신의 방향을 일찍 선택한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재능과 방향을 찾는다는 것은 인생에 매우 중요하다.


과연 나는 무엇이 되려 하고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가?


작은 어려움에도 힘들어하고 지금의 위치가 더 나은 발전을 위한 발판이라는 확신도 없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인가?

숨을 곳을 찾아가는 인간이 아니기에 오히려 당당히 자신을 내세워야 한다. 그 당당함은 분명 자신에 충실하고 자신의 재능과 방향을 찾았을 때 발현되는 모습이다. 지금의 나의 일이 자신에게는 맞지 않는 옷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현실적인 면을 버리고 떠나지 못한다. 그게 나다. 늘 벗고 싶은 옷을 잘 때도 입고 있는 것이 나다. 이 옷이 더러워서 벗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단지 내 자신에게 맞지 않기 때문에 벗고 싶은 것이다.


늘 결정에 앞서 나에게 방해물이 되는 것은 현실적 고려다. 그리고 앞 날에 대한 불안감이다. 어떤 목표를 결정하고 지향하면 그 두려움은 작아진다. 그런데 나를 향한 외침에 두려움이 앞선다. 잘못을 하고 벌을 받는 것도 아니다. 늘 공허하다.

젊음을 안착이 아닌 열정으로 살아가고 싶다. 분명 세상에는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인생의 기간은 유한하다. 나를 지키고 나를 만들어 가기에는 이 시간들은 짧을 수 있다. 어느 때는 지치기도 하고 어느 때는 쓰러지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 때는 포기하기도 한다. 그냥 모든 것을 잊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젊음은 그것을 바라 보고 늘 기다려 주질 않는다. 내가 있는 이곳에 나의 흔적을 남기고 싶다. 지치고 쓰러져도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젊음이다.


늘 고민 속에 나의 자신을 찾으려 하지만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게 된다. 나는 누구이고 나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수 없이 많은 말들을 내뱉고 지껄여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 그냥 고민과 좌절, 그리고 또 다른 시작으로 나를 찾아가는 방황은 계속된다.

젊음의 한계가 어디인가를 보고 싶다. 절벽의 끝에 서서 저 먼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 절벽을 오르려는 파도의 거품들을 보며 치열함과 열정을 갖고 싶다. 지나온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듯이 다가오는 시간들이 나를 강하게 했으면 한다. 절벽의 끝에서 나를 찾고 싶다. 지금의 편안함을 잊고 달리고 싶다. 작은 돌에도 넘어지는 하찮은 인간이지만 그래도 달리고 싶다. 그리고 내가 갖고 있는 나태함과 나른함을 벗어던지고 싶다. 가냘픈 목소리라도 크게 소리 지르고 싶다. 그 목소리가 파도의 절박함보다 약하더라도 소리치고 싶다. 과연 나는 누구인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지금의 나의 모습은 가식과 거짓으로 덧 칠한 모습은 아닌가?


절박함을 느끼고 싶다. 그 절박함 속에서 나를 찾고 싶다. 그냥 모든 가식을 벗어던지고 싶다. 벌거벗은 나를 대하고 싶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음반이 나를 향해 속삭이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에서 너는 어디에 서 있고 어디를 향해달려가고 있냐고...

 내가 죽음의 목전에 있을 때 나는 누구였고 나의 길이 옳은 선택이었는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삶의 끝에 선 난, 미소 짓고 사라지고 싶다. 그러기에 지금의 젊음을 방치하고 싶지 않다. 자신에게 솔직하고 진실되고 싶다. 그것만이 “절망은 또 다른 시작이다”라는 문구의 응답이 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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