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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팬 위에서 춤추는 고기처럼

by 밤하늘 읽는 시간

프라이팬에 기름이 둘러지고, 뜨거운 열기가 퍼져 나가면 그 위로 고기가 떨어진다. “치익!” 순간적으로 퍼지는 소리와 향기가 예사롭지 않다. 처음엔 거칠고 무질서한 움직임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기는 변한다. 생고기가 부드럽게 익어가며 노릇노릇한 빛깔을 띠고, 양념과 어우러져 하나의 맛있는 요리가 되어간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문득 우리의 삶도 이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프라이팬 위의 고기는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환경 속에서도 결국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이리저리 뒤집히고, 스스로를 조율해 가며 한 점 한 점 익어간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삶은 예고 없이 우리를 '프라이팬' 같은 상황에 내던질 때가 있다. 뜨거운 열기가 숨통을 조여 오고, 방향을 잃은 듯한 순간들 속에서도 중요한 건 그 상황 속에서 우리가 어떤 춤을 추느냐다.


프라이팬 위에서 춤추는 고기처럼, 우리도 혼란 속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야 한다. 시작은 항상 낯설고 서툴다. 하지만 그 과정을 견디다 보면 우리는 점점 더 단단해지고, 자신만의 고유한 풍미를 갖게 된다. 프라이팬은 고기를 태우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며 더 깊은 맛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삶의 불꽃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지금 이 순간의 환경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데서 시작된다. “왜 내가 여기 있어야 하지?”라는 후회 대신, “지금 여기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마음을 돌려보는 것이다. 프라이팬 위의 고기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자신의 겉과 속을 골고루 익히는 것이다. 우리도 지금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물론 불꽃이 무섭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내가 이대로 타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엄습할 때도 있다. 하지만 불꽃이 없다면 고기는 익지 않는다. 우리를 다듬어주는 불꽃같은 도전과 어려움이 없다면, 우리는 성장할 기회를 얻을 수 없다. 중요한 건, 불을 조절하며 익어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타버리지 않도록 균형을 찾고, 그 속에서 조금씩 자신만의 색을 더해갈 때 우리는 마침내 진정한 ‘제육볶음’이 될 수 있다.


프라이팬 위에서 춤추는 고기처럼 살아보자. 불꽃을 두려워하지 말고, 스스로를 그 흐름에 맡겨보자. 그러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예상치 못한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를 품은 존재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인생이라는 식탁 위에서 가장 빛나는 요리가 되는 그날을 위해, 오늘도 우리는 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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