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관찰자 5
이번에는 무의식의 욕망에 지배당하는 인간 즉 '무의식적 인간'에 대해 알리고자 한다. 인간은 크게 나눠 '무의식적 인간'과 '의식적 인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무의식적 인간이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상태로서 일종의 '기계인간'이라 할 수 있고 의식적 인간은 무의식적 상태에서 벗어나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상태의 '주체적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프로이트는 인간을 무의식적 욕망에 지배당하는 존재로서 설명했고 매슬로우는 그 욕망의 수준을 단계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그리고 무의식적 욕망에 따라 지배당하는 인간을 우리는 앞으로 '성격적 인간'이라고 부를 것이다. 성격이란 한마디로 무의식적 욕망과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형성된 자아 시스템(ego system)이다. 프로이트는 이러한 자아 시스템 곧 성격적 인간의 구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 지어 설명하였다.
원초아 : 무의식적 욕망을 조건 없이 수용하는 '본능'이다.
자아 : 무의식적 욕망을 현실의 원칙 안에서 수용하는 '이성'이다.
초자아 : 무의식적 욕망을 도덕적 가치관으로 제어하는 '양심'이다.
원초아, 자아, 초자아는 무의식적 욕망을 실현해가는 과정 곧 자아 시스템과 같고 이 자아 시스템은 우리의 성격 시스템이다. 이 원초아, 자아, 초자아의 균형에 따라 우리는 원초아적인 인간이 될 수도 있고 원초아와 자아의 균형점을 가진 인간이 될 수도 있으며 원초아가 배제된 초자아적인 인간으로 살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이러한 자아 시스템을 알고 기계적 작동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즉 성격적 인간의 모습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당신을 백 원이라는 동전 하나로 간단하게 제어할 수 있는 자판기와 같은 존재로 설계했다면 당신은 백 원의 가치 속에 구속되어 영원히 백 원짜리 신세로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판기의 설계를 이해하고 작동원리를 파악했다면 더 이상 백 원짜리 신세로 살지 않아도 된다. 자아 시스템은 당신이 기계적인 인간으로 살기를 거부할 때 언제든지 빠져나올 수 있다. 그것은 일종의 '알아차림'이다. 즉 자신을 알아차리고 관찰함으로써 자신의 기계적인 자동반응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또한 여기서 하나 더 알아야 할 것은 인간의 신체적 특징이다. 자신을 더 잘 알아차리고 벗어나려면 자신의 신체적 특징 또한 파악해야 한다. 인간의 타고난 신체적 특징이 한 인간의 기질과 성격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것은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의 '심신상관론'에 근거한 '네 가지 체액론'이다. 히포크라테스는 그리스 희랍의 최초 의학자로서 인간의 몸속에 흐르는 체액에 따라 인간의 성격도 달라진다고 보았다. 히포크라테스가 밝혀낸 체액과 그 체액에 따른 네 가지 기질, 성격은 다음과 같다.
다혈질 : 성격이 밝고 쾌활함
황담즙질 : 성격이 신경질적이고 강함
흑담즙질 : 성격이 내성적이고 우울함
점액질 : 성격이 차고 냉담함
이러한 네 가지 체액에 따른 네 가지 기질과 성격은 신체적 특성에 영향을 받는 기계인간의 또 다른 모습이다. 프로이트가 주장한 무의식적 욕망에 지배당하는 원초아, 자아, 초자아로 얽혀있는 인간의 모습이든 히포크라테스가 말한 신체적 특성에 따른 다혈, 담즙, 우울, 점액의 모습이든 간에 우리는 그 어떤 형태로도 특성화된 모습으로 살거나 특정한 욕망에 지배당해서는 안된다. 타고난 기질, 타고난 성격은 모두 무의식적 욕망이 만들어낸 혹은 신체적 특성이 결정화시킨 기계화된 인간일 뿐이다. 우리는 그보다 더 성숙한 인간, 의식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원래부터 이렇게 타고났어, 이렇게 생겨먹은 것을 어떡해'라고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자신을 포기한 상태나 다름이 없다. 우리는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임과 동시에 그것을 '극복'해야만 한다. 다시 말해 현실을 직시하는 것에 머물러 있지 말고 그 현실을 뛰어넘어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야 한다. 그러려면 무의식을 통제하고 신체적 특성에 지배받지 않기 위한 '의식적 노력'이 필요하다. 의식적 노력과 훈련을 통해 우리는 무의식적 욕망의 기계적인 습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앞으로는 이 의식적 인간에 대해 다루기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