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관찰자 2
의식은 기본적으로 'consciousness'라는 단어를 쓴다. 이것은 '자각'이라는 뜻으로 어떤 사물에 대한 인식과 사고를 의미한다. 이것이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의식의 정의로는 뭔가 많이 부족하다. 왜냐하면 의식은 단순한 정보 인식이나 판단 기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의식의 정의는 이보다 더 범위가 크다. 내가 그동안 살펴본 바에 의하면 의식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관찰하는 역할이다. 먼저 나 자신의 생각, 감정, 행동의 모든 활동으로 시작하여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과 사건에 대해 객관적인 입장에서 지켜보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는 식별하는 역할이다. 단순히 사태를 지켜만 보는 관찰자의 역할을 넘어 일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행동이 적절한지 또 부적절한지에 대한 태도를 구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셋째는 지배하고 통제하는 역할이다. 나의 생각과 마음, 감정과 정서에 대한 통제는 물론 내 주변에 일어나는 모든 상황에 침체되거나 억눌리지 않도록 나와 환경을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을 다시 요약하자면 의식이란 관찰, 식별, 통제하는 역할자로서 내가 사용하고 있는 하나의 기능으로서의 존재가 아니라 그 기능과 역할을 명령하고 있는 주체자 바로 '나 자신'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의식을 하나의 기능으로 보지 않고 내가 일으키는 모든 활동의 명령자요 주체자인 나 자신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나의 노예가 아니라 주인으로서의 삶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우리는 내가 일으키는 생각이나 마음, 사고나 감정들 자체에 얽매이지 않도록 나를 통제하고 있는 '의식'을 찾아서 생각, 사고, 감정에 자신을 동일시하지 말고 의식적인 생각과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나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 의식이란 나의 생각, 사고, 감정을 이끌어 가는 주인이며 나를 통제하고 있는 진정한 나 자신이다. 다음 상황으로 예를 들어 본다.
배에 오르시매 제자들이 좇았더니 바다에 큰 놀이 일어나 물결이 배에 덮이게 되었으되 예수는 주무시는지라. 그 제자들이 나아와 깨우며 가로되 주여 구원하소서 우리가 죽겠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어찌하여 무서워하느냐 믿음이 적은 자들아 하시고 곧 일어나사 바람과 바다를 꾸짖으신대 아주 잔잔하게 되거늘 그 사람들이 기이히 여겨 가로되 이 어떠한 사람이기에 바람과 바다도 순종하는고 하더라.
- 마 8:23~27
이 내용은 성서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님과 그 제자들이 한 배에 올라탔고 갑자기 바람이 거세게 불어 파도가 몰려온다. 제자들은 겁에 질려 예수님을 깨웠고 예수님은 바람과 바다를 꾸짖었다. 그리고 바람과 파도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잠잠해졌다. 여기서 바람과 파도는 우리의 마음에서 시시각각 올라오는 생각과 감정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바람과 파도라는 생각과 감정에 동일시되어 겁에 질려하는 제자들의 모습과 바람과 파도를 꾸짖어 잠잠케 하는 예수님의 모습은 대조적이다. 다시 말해 제자들은 의식이 없는 사람들이었고 예수님은 의식적인 존재였다. 제자들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대로 반응했고 예수님은 그 생각과 감정을 통제하며 의식적으로 반응했다. 이와 같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살고 있다. 의식적인 사람과 의식 없는 사람, 생각과 감정대로 행동하는 사람과 생각과 감정을 통제하는 의식적인 사람이 그것이다. 우리는 결정해야만 한다. 의식 없는 존재로 살 것인지 의식적인 사람으로 살 것인지, 노예로 살 것인지 주인으로 살 것인지를 말이다. 사람들은 보통의 상태에서 주변에 일어나는 상황이나 사건에 대해서는 쉽게 의식하면서 정작 그 사건과 상황에 반응하고 있는 자신에 대해서는 잘 의식하지 못한다. 화가 나서 욕을 하고 있으면서 욕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은 잘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기를 의식하는 사고가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자기를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은 일종의 수면상태에 있는 사람과 같다. 잠을 자고 있으면 잠이 깨지 않는 한 꿈속의 나를 자기라고 동일시하며 착각을 일으킨다. 하지만 꿈을 깨고 나면 그것은 꿈이었을 뿐이지 현실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시 말해 자기를 의식하지 못하고 자기 안에 생각이나 사고, 감정에 동일시되어 사는 사람들은 꿈속에서 보는 것처럼 현실에서의 진실은 보지 못하는 사람과 같다. 진실은 바람과 파도처럼 시시각각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나의 생각이나 감정 자체가 아니라, 그 생각과 감정에 동일시되어 반응하면서 노예로 살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꿈은 현실이 아니며 진실이 아니다. 자신을 의식하며 살지 못하는 사람들은 진실을 보며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불편한 진실 속에 갇혀 꿈을 꾸고 있는 사람과 같다. 그래서 우리는 빨리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진실을 보게 해주는 눈, 의식의 관찰자를 만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