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관찰자 3
의식에 대해 이해하려면 먼저 '무의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의식은 무의식의 투영이자 결과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거울에 투영된 얼굴이 의식과 같다면 그 얼굴을 만들어낸 진짜 얼굴은 무의식이다. 따라서 의식의 세계는 무의식의 세계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의식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무의식의 세계이므로 무의식의 세계를 알지 못하면 의식의 세계 또한 이해할 수 없게 된다. 무의식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한 사람은 '프로이트'였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사고, 감정, 행동의 모든 결과물 즉 의식적으로 나타나는 모든 태도들이 무의식의 결과이며 무의식이야말로 의식을 만들어낸 근본적인 마음의 실체라고 정의했다. 무의식 안에는 무엇이 존재하고 있을까? 무의식 안에는 의식이 해결하지 못한 마음의 문제들이 저장되어 있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나 억압, 좋지 않은 기억들과 기본적인 욕망들이 해소되지 않은 채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는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 우리는 그 부정적인 기억들을 잊은 것처럼 착각하며 살고 있지만 사실 그 기억들은 차곡차곡 무의식 안에 쌓여있고 의식의 건강한 사고와 감정, 행동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무의식 안에 내재되어 있는 과거의 억압된 본능과 욕망이 올바르게 해결되지 못하면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는 과거의 부정적 기억들이 성인이 된 후에도 현재의 삶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일상에서의 만족과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고 보았다. 의식이 현재의 나라면 무의식은 과거의 나이다. 과거의 내가 어떤 어려움에 처했던 경험이나 상처를 받은 일이 있었고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게 되면 그것은 내 무의식을 형성하는 또 하나의 이중자아로 남아 현재의 삶에 집중할 수 없도록 만드는 브레이크가 된다. 우리가 현재의 삶을 살아가면서 겪는 대부분의 문제와 어려움들은 과거에 미해결 된 과제로 남아 있는 무의식의 기억 때문이고 무의식의 상처와 결함을 적절히 해소하지 않는 한 현실에서의 정상적인 삶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프로이트가 그러했듯이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무의식의 세계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것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의식의 세계로 넘어가는 과정이 되고 현재의 삶을 살아감에 있어 근본적인 에너지의 동력을 찾을 수 있는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프로이트는 최면치료 기법을 통해 무의식의 기억을 꺼내는 '의식화' 작업을 시도했다. 의식화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는 해소되지 않은 욕망과 부정적 감정을 자신이 자각할 수 있는 상태로 드러내는 것이다. 인간은 평소 자신의 부정적인 기억이나 상처를 직면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의식화 작업은 건강한 의식을 갖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일이다. 과거의 문제를 잊었다고 해서 그 문제가 해결이 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과거 당시 미숙했던 모습에서 현재의 성숙한 모습으로 과거의 문제를 청산하는 일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부정적인 경험과 마음의 상처는 현재의 내 모습을 부끄럽게 하고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무의식의 억압된 욕망이나 마음의 응어리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상황에 대한 의식적인 사고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린 시절 집이 너무 가난해 먹을 것이 없어 지나가다 빵집을 보고 빵을 훔쳐 달아나 주인에게 잡혀 혼쭐이 났던 기억이 있다고 하자. 성인이 된 후에도 빵집은 무의식 안에 부정적인 기억으로 잠재되어 빵집을 지나갈 때마다 불안하고 긴장된 태도가 나올 수 있다. 또 운전을 하다가 갑작스러운 큰 사고를 경험하고 나서 다시는 운전대를 잡기 두려워하는 태도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은 무의식 안에 자리 잡혀 있는 부정적 기억과 억압된 상처로 인해 역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미숙한 자아를 끄집어내어 그것을 현재의 모습과 동일시하지 않도록 분리시키고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성숙한 모습으로 사고하는 의식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과거의 부정적 기억이 잠재되어 있는 무의식적 사고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지려면 무의식 속에 억압된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여 현재를 살고자 하는 의식적 사고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