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애용하던 영어 글쓰기 훈련 웹사이트를 지난 회에 소개하고 나서 약간은 망설여졌다.
이 웹사이트를 들락거리며 영어 글쓰기를 꾸준히 실천하다 보면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다.
매일 새로운 쓸거리를 제안하는 웹사이트이지만 주제가 무한정 공급되는 형태는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기간을 두고 동일한 주제를 계속 재탕한다. 나도 이 웹사이트를 집중적으로 이용할 때는 최대 주 5회씩 들어가다 보니 두 달도 안 되어 쓸만한 주제는 바닥이 나고 말았다.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주제는 있지만 나의 글쓰기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엔 부족했다. 아들에게 내가 늘 하는 말마따나 '엄마가 학교에서 시험 칠 것도 아니고 말이야!'
* 참고로, 최근 다시 이 웹사이트를 방문해 보니 몇 년 전 내가 보았던 형태와 조금 다르게 새롭게 내용이 추가되고 있었다. 얼마나 자주 새롭게 업데이트되는지는 모른다.
이용자에 따라서는 주 5회씩 영어공부에 할애할 시간이 없기에 아직 쓸거리가 충분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럼 다행이다. 영어 글쓰기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웹사이트 중 구성이 탄탄하고 내용도 알찬 편이니 계속 들어가 보자. 나는 이미 써먹었던 주제를 가지고 다른 방향으로 글을 쓰는 것으로 몇 개월 버텼다.
하지만, 언젠가는 바닥이 나서 허탈감이 느껴질 그날을 대비해 또 다른 웹사이트도 미리 확보해 두는 것도 좋지 않은가.
웹사이트 하나만 믿고 꾸준히 영어공부를 하던 이들에게 허탈감을 안겨줄 수도 없고, 무엇보다 나 스스로 매일 실천하기로 결심한 영어 글쓰기 훈련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 또 다른 웹사이트를 찾아내 직접 이용해 보고 이 자리에 소개한다.
영어공부를 하겠다는 사람에게, 영국의 작가들이나 볼만한 웹사이트를 왜 소개하냐고?
지난번에 소개한 웹사이트도 마찬가지지만, 이 또한 영어 실력과 상관없이 글 주제만 가져와서 자신의 목적에 맞게 활용하면 된다. 이제 막 글쓰기에 흥미를 붙인 학생이나 작가 지망생은 물론 소설 한 편을 완성할 수 있는 기성 작가까지 모두가 이 웹사이트에서 제시하는 것처럼 문장 하나로 시작할 수 있다.
이 웹사이트에 나오는 500개의 아이디어는 글을 쓸 수 있도록 유도 (Prompt)하는 문장이다. 현역 작가라면 이런 문장 하나를 시작으로 장편소설까지 완성할 수 있겠지만, 영어를 공부하는 외국인은 주어진 문장에 살을 조금 붙이는 연습부터 하면 된다. 무얼 적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일은 전문 작가나 글쓰기 초보나 마찬가지지 않겠나.
영어 글짓기에 도움 될 주제를 제공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이번 웹사이트는 지난번에 소개한 것과는 약간 차이가 난다. <...영어공부...웹사이트 소개...>라는 연재 목적에 맞게 앞으로도 영어공부에 활용할 웹사이트를 줄줄이 소개할 예정이니, 편의상 이 자리에는 1번 웹사이트, 2번 웹사이트... 이런 식으로 부르겠다.
첫 번째 차이점은...
1번 웹사이트는 대부분 일상생활에 활용할 만한 주제를 제시한다는 점이다. 학교나 직장, 이웃 등 실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논픽션'이 목표인 셈이다. 영국에서 생활하기 위해, 직장을 다니기 위해 혹은 학교를 다니기 위해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1번에 먼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반면 2번 웹사이트는 '픽션'을 쓰고자 하는 작가들이 활용할 만한 주제를 제시한다. 실생활 주제를 다루는 1번과 달리 창의력이 요구되는 글을 쓰기 위한 목적에 충실한 웹사이트다. 학교 입학이나 취업, 어학 점수 확보 등 당면 과제를 앞두고 있는 것이 아닌 순수한 영어 실력 향상을 목표로 한다면 이 웹사이트를 참조해 보자.
두 번째 차이점은...
1번 웹사이트는 영어 실력에 따라 초급, 중급, 고급, 비즈니스 등급으로 과제를 나누지만, 2번 웹사이트는 글 장르로 나눈다는 점이다. 500개의 아이디어는 스릴러와 로맨스, 공포물을 포함하여 10개 장르에서 출발한다. 각 장르마다 50개씩, 총 500개의 아이디어가 모여 있는 셈이다. 영어 실력과 상관없이 자신이 선호하는 장르 혹은 다루기 쉬운 장르에서 문장을 가져오면 된다. 기성 작가라 해도 모든 장르의 글을 쓰지는 않을 테니까.
어떤 웹사이트를 먼저 이용할지 순서는 없다. 이건 앞으로 소개될 웹사이트도 마찬가지다. 나처럼 1번 웹사이트를 이용하다가 주제가 바닥이 나서 2번으로 넘어가도 되고, 논픽션과 픽션을 번갈아 써봐도 된다.
2번 웹사이트는 글을 어떻게 얼마큼 적어야 할지 구체적인 방침을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최소 분량을 정해놓고 시도해 보자. 매일 꾸준히 글 적는 일이 어려운 사람에게 특히 이 방법이 좋다. 개인적으로, 처음 시작할 때는 하루 200 단어를 목표로 주 5회 적었다. 지금은 하루 300 단어로 주 4회 적고 있다. 일주일에 1천 단어가 넘게 모이니, 내가 매주 브런치에 올리는 글 (한글) 분량과 비슷해지는 셈이다.
어느 웹사이트가 더 유용하다 판단할 근거도 없다. 앞으로 추천할 자료는 계속 이어질 테니, 조금씩 다른 성격의 웹사이트를 자신의 공부 목적에 맞게 적절히 활용하면 된다.
커버 이미지: Photo by Galymzhan Abdugalimov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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