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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숙진 Jul 22. 2024

책에서 뽑은 알쏭달쏭한 단어, 유행하는 단어가 모인 곳

"앗, 방금 무슨 단어가 나온 거지?"


오디오북으로 <파리 대왕>을 듣고 있을 때였다.


뜻도 철자도 모르는 데다 음절마저 꽤 긴 단어가 성우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문맥으로 의미를 파악할 수는 있겠으나 모르는 단어를 모르는 상태로 책을 계속 이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40대 중반이 되고부터 90% 이상의 독서를 오디오북에 의존하면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독서량이 늘고 눈도 편해졌지만, 이번처럼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당장 파악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아쉬웠다. 


모르는 단어뿐이랴. 


책을 읽다가 감동적인 문장을 발견하면 펜으로 표기해 두고 나중에 다시 찾아 읽거나 이를 별도로 기록하고 싶을 때도 있지 않은가. 종이책이나 전자책으로 읽는다면 직접 책에다 혹은 터치 스크린으로 표시하거나 적어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오디오북으로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이럴 때면 나는 카세트 테이프를 되감기 하듯 오디오북을 앞뒤로 조금씩 돌려가며 내가 들었던 생소한 단어가 나온 부분을 반복해 듣고 억지로 철자를 추측한 뒤 이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파악하곤 했다.


이런 내 갑갑함을 못 참아하다가 최근에야 발견한 웹사이트가 있다. 


브런치 편집 화면에 웹사이트 주소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이미지가 형성되고 해당 웹사이트로 연결도 되는데, 이 웹사이트 주소로는 그런 기능이 실행되지 않는다 (왜 그런지 아시는 분은 설명 좀). 아래 이미지는 그냥 이미지일 뿐 이를 클릭하는 대신 주소를 이용하길.


https://www.vocabulary.com/



↑ 언뜻 보면 단순한 온라인 사전이구나 싶지만, 외관이 단순해 보여서 그렇지, 유익한 메뉴가 상당히 많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모든 메뉴를 다 열어보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다. 


우선, 내게 가장 유익했던 메뉴라고 하면 책에서 발췌한 단어 모음집이다. 첫 화면에 있는 메뉴 중 <Vocabulary Lists>를 클릭하면 뜨는 검색창에다 책 제목을 입력하면 된다.





↑ <파리 대왕 (Lord of the Flies)>의 단어들. 책 제목으로 검색하면 뜨는 단어 모음집이다.


책의 각 챕터마다 나오는 주요 단어를 30~40개씩 추려놓뜻도 정리해 두었다. 해당 단어가 실렸던 문장도 덩달아 나오므로 나처럼 오디오북을 이용하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어느 챕터였는지 정도만 기억해도 찾아낼 수 있다.


앞으로 AI 기능이 무한대로 발전한다면 세상에 출간되는 모든 책에 대한 단어 모음집을 단시간에 생성해 낼지도 모른다. 아쉽게도 (아니 다행스럽게도), 위 웹사이트는 아직 사람의 손길로만 다듬어지는지, 단어를 모은 책의 수량이 한정되어 있는 듯하다. 


이 웹사이트를 주로 찾는 청소년이 읽을 만한 책, 그것도 학업에 도움될 책 위주라 있다. 단어 모음이 다른 책에 비해 허술하긴 하지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있는 걸 보면 의외다 싶기도 하다.


책 단어 모음집 외에도 활용해 볼 만한 메뉴라고 하면, 역시 앞서 나온 <Vocabulary Lists>를 클릭하면 나오는 메뉴 중 <Just for Fun>이 있다. Fun이라 부르기는 힘들지만, 특정 시기에 유행하는 단어를 모아두었다.





↑ 올 4월에 있었던 개기 일식으로 화려한 우주쇼가 펼쳐지면서 전 세계인이 들떠 있을 무렵, 위 웹사이트에서는 'A Total Eclipse of Expressions'라는 제목으로 개기 일식과 우주, 달, 천체 현상과 관련된 단어를 소개했다.


최근에 추가된 단어 시리즈에는 'Stars and Stripes'가 있다. 미국의 성조기를 뜻하는 단어로 아마도 7월 4일인 미국의 독립 기념일에 맞춰 나온 듯하다.





↑ 이건 <Current Events> 메뉴다. 


말 그대로 시사 분야를 다루고 있다. 사실, 내용을 따지면 앞서 나온 <Just for Fun>과 유사하지만, 특정 시기에 나온 뉴스 속 단어를 주제와 상관없이 한꺼번에 실었기에 해당 뉴스를 보지 않았다면 관련성을 찾기 힘들 수도 있다.


7월 13일에서 19일 사이 뉴스에 실린 단어로는 'assassination'이 가장 먼저 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선 후보가 유세 도중 총격을 맞은 사건을 다룬 뉴스 속 단어로 짐작된다. 


개기 일식을 직접 관측했거나 TV나 인터넷으로 간접 경험한 일을 친구와 이야기 나눌 수도 있고 이메일로 적는다고 가정해보자. 미국의 독립 기념일에 관해 이야기 나눌 때도 마찬가지다. 혹은, 도널드 트럼프의 피습에 관해 (어쩌다 시기적으로 '미국' 주제가 집중되어 있지만) 언급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소통에 필요한 주요 단어를 위 웹사이트에서 미리 익혀두면 된다.


특정 주제로 대화를 나누거나 서신을 교환할 때 활용할 만한 전문 단어를 친절하게 정리해 놓은 셈이다.


이 외에도 특정 시기나 관심사에 맞춘 단어 모음집이 마련되어 있으니 웹사이트를 구석구석 둘러보고 이를 활용해 보자.



↑ 단어와 사진을 활용한 단어 맞추기 게임도 해볼 수 있다.


커버 이미지: Photo by Pixabay on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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