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지마 Jan 30. 2022

로스쿨 입학하면서 사소하게 준비해야 할 것들

선행학습 말고요

지금쯤 대체로 로스쿨에 최초합격했거나, 추가합격이 됐거나, 될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럼 다들 선행학습은 누구 걸로 어디까지 뭘 해야 해요? 사례형이 뭐예요? 같은 질문을… 요즘은 안 할 것 같다. 하도 다들 알아서 잘 하고 있어서; 급하면 로스쿨 입학 전 선행학습 대체 뭔가요 글을 참고하세요 호호. 저희 때(9기)만 해도 민총 다 보고 채권이나 물권 들어간 정도면 칭찬받았는데 요즘은 민법 1회독 다 하고 형총 돌리고 사례형 풀고 그런다면서요? 무섭다 증맬.


근데 선행학습 말고도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 바로… 건강…과 약간의 팁…




나는 딱히 건강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체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뭐 딱히 나쁠 것도 없었고, 데이트하면 만오천 보는 쉽게 걸었고, 애초에 경기도에서 서울로 통학하면 하루 만 보? 껌이지. 게다가 복전까지 하면 학교 안에서 걸어야 하는 범위가 꽤 됐다. 그런데 로스쿨에 입학한 순간부터 나의 자신감은 와장창! 선배님 저는 죽을 것만 같아요! 를 외치게 되었다. 그런 당신을 위한, 선행학습 이외의 준비물들을 조금 챙겨보자.


1. 운동

나는 운동이 이렇게 중요한 것인 줄 몰랐다. 로1때는 그래도 좀 걸어다니기라도 했지, 로2가 되면서부터는 정신이 너무 없어서 그냥 학교 평생교육원 같은 곳에서 하는 아무 운동(?)에다 나를 외주 맡겼다. 좋아하고 싫어하고, 좋은 프로그램이고 나쁜 프로그램이고를 떠나서 그냥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무거나 일단 했다. 아마 요가+필라테스 프로그램을 했었던 듯. 딱히 도움이 되진 않았지만 그거라도 하고 있다는 생각이 정신건강에 약간이나마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근데 나는 누가 내 몸을 만지는 걸 너무 싫어해서 강사와 사이가 나빠졌고, 한두 번씩 빠지고 말았다 헤헷. 입학하기 전부터 학교나 집 주변에서 적당히 할 만한 운동을 찾아두거나, 학교 내 운동 동아리를 찾아두자. 물론 학부 동아리 말고 로스쿨 내 동아리를 찾아야 한다. 학부생들과 함께하면 서로 어색해지기밖에 더 하겠나… 하긴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같이 운동할 만한 뭐도 없겠다. 아주 쉽게는 학교 앞 헬스장이나 PT, 필라테스 같은 게 있을 것 같다.

학교 다니면서 찾기 시작하면 정신이 없을 수 있으니 지금 찾아놓으면 좋을 듯.


참고로 요즘 나는 필라테스 1:1 수업을 시작했다. 첫날 인바디도 하고 무슨 체형분석 사진을 찍었는데 그 프로그램이 내 몸이 얼마나 무너져 있는지를 알려줬다. 나도 알고 있었던 터라 창피하지도 않았다.


2. 병원

몸이 망가지고 나서 찾으면ㅋㅋㅋ 안 그래도 바쁜데 미루다가 영영 망가져버리는 수가 있다ㅋㅋㅋ 나는 좀 둔해서 몸이 아파도 빨리 눈치를 못 채는 데다가, 공부도 얼마 안 하면서 바빠서 학교에서 못 나간다면서 병원을 멀리한 나머지 로3때 크게 앓아눕고… 하이고;

일단 알아놓으면 좋은 병원 종류는 아래와 같다(고 생각한다). 내과나 이비인후과는 여기저기 많고, 꼭 어디를 정해놓고 가야하는 것 같진 않아서 제외했다.

한의원

정형외과

정신과

그리고 항문외과(…)

한의원과 정형외과는 하루에 십수 시간씩 앉아서 공부만 하는 고시생들 특성상 당연히 알아둬야 한다. 당신의 허리? 당신의 목? 이대로 괜찮지 않다. 그리고 (꼭 그런 건 아니지만) 학교 내 암투 기타 많은 것에 대비하려면…; 아니 그렇다기보다 작금의 합격률 하락과 공부압력과 기타등등을 견뎌내려면 정신과는 꼭 필요하다. 나 정도면 괜찮지(X. 안 괜찮음) 지금 한번 가볼까(이때 가보기? O).

아 그리고 항문외과는… 진짜로 많이들 가더라고… 친한 친구들끼리뿐만 아니라 직장동료가 수다떨던 중에 허공에 대고 병원 추천한 적도 있다. 제 말을 흘려듣지 마십시오. 당신의 일이 될 수 있습니다. 



3. 상담센터

사법시험보다 로스쿨 제도가 사소하게 더 나은 것 중 하나는, 아무래도 학교다보니 상담센터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대체로 예약이 엄청 밀려 있긴 하다. 상담신청을 한 후 접수상담(이라고 하던가? 어떤 상담사와 잘 맞을지 한 번 이야기를 나누는 단계)을 하고, 그 다음에 언제 본격적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참고로 외부에서 상담을 받을 경우 1회에 10만원가량 하는 데다가, 신경쓸 게 너무너무 많다(이 사람이 어떤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어떤 자격증이 유의미한 자격증인지 확인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안 좋을 것 같으면 바로 찾아가보자.

다만 학교마다도 상담센터의 상태가 다르긴 하고, 로스쿨 제도를 만들 때에 로스쿨 내에 무슨 상담사를 배치한다는 내용이 있었는데(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찾기도 어렵다;) 그 제도는 학내 상담센터와는 별개의 것이다. 아무튼 잘 알아보고 찾아가자.


참고로 정신과와 상담센터의 경우 성소수자알권리보장지원 노스웨스트 호에서 퀴어프랜들리한 곳을 소개해주는 활동을 한다. 이쪽으로 찾아가면 혐오발언을 하지 않는 곳으로 가기 좋을 것이다. 다만 '나와 잘 맞는 곳'인지는 따로 파악해야 하고.



4. 실비보험

발행해놓고 이걸 안 쓴 걸 친구가 짚어줘서 급히 추가하는데!!!!! 실비보험!!!! 정말 중요하다!!!!!!!!!! 로스쿨생들은 갖은 질병을 다 그러모은 존재다. 나는 그냥 비실비실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로3때 쓰러져서 하루아침에 병원비가 (삐-)만원이 나온 후 실비보험의 존재에 크게 감사하게 됐다. 요즘은 실비보험이 예전과는 좀 달라졌다고 하는데, 하여간 지금이 아니면 깊게 고민하고 보험 들 시간이 없으니 지금 빨리 알아보고 뭐라도 가입하자. 개인적으로 들은 바에 따르면 별세개생명은 보험비 안 내주려고 갖은 짓을 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내가 든 KB(그런데 연아퀸이 광고하는 손보가 아니라 생보임 그냥 아는 사람 통해서 들었음) 쪽은 보험비 청구하는 게 상당히 쉬워서 만족하는 중. 보험사도 중요하지만 그건 알아서 들자.


+a. 고시서점과 인강업자;

전에도 말했듯 우리네 수험서적은 시중의 인터넷서점에서 할인을 잘 해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10% 할인이 아니라 5% 할인 수준에 그칠 때가 많고. 알라딘에서 수험서적 사면 예쁜 거 주는 이벤트를 할 때에는 알라딘을 이용할 법도 하지만, 그 외에는 대체로 법문서적이나 상원서적 같은 곳을 이용했었다. 아마 상원서적이 고시자(그 18cm정도 되는, 딱딱하지 않고 탄력 있는 자)를 몇 개씩 서비스로 넣어줬던가 그랬다.

그 외에, 우리 때만 해도 '연수원 기록'이 있을 때라 연수원 앞 복사집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팔았다고 들었다(나는 연수원은 가봤는데 거긴 가본 적 없음). 연수원 기록은 형사재판실무/민사재판실무 과목에서 보는 모의기록의 연수원 버전을 말하는 건데, 그걸 로스쿨생이 사서 볼 수는 없으니 복사집에서 복사본을 사다가 본다는 것이다. 사실 평범하게 공부만 할 거면 필요는 없고 로클럭 노리는 정도면 보는 것 같은데… 요즘은 연수원생이 없어서 그 복사집들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둠강업자랑 고시책사랑 정도?; 인강을 둠강으로 듣는 경우, 본교재 이외의 서브노트를 구할  없으니 저런 종류의 고시책방에서 구해다 보기도 하더라. 둠강업자는아니 근데 대체 둠강은 어디서 구해오는 거지? ? ? ??? 나는 워낙 인강을  듣다 보니 결국 모른 채로 졸업해버렸는데; 동기나 선배에게 물어보세요…….

아 맞다, 대한문구(ㅋㅋㅋ) 사이트도 알아두자. 아직도 CBT를 도입하지 않은 변호사시험을 원망하며 나만의 답안지용 펜을 찾아 헤매는 우리는 별의별 펜과 그 리필을 다 사야 하기 때문이다. 할인율도 높고 다양한 펜을 갖추고 있고 라벨스틱(분철한 책에 끼워서 무슨 책인지 알 수 있게 표시하는 플라스틱)도 팔고…….




뭐 어쨌거나 이렇게 된(?) 김에 화이팅… 건강하게 살아봅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