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출근전읽기쓰기
간만에 출근길에 올랐습니다. 타지에서 하루 묶을 정도로 긴 여정의 출근길이었어요. 지난호에 밝혔던 <에디터 커뮤니티(S.O.E.S) X 코사이어티>(3.12) 행사였죠. 행사 주제는 '사이드 프로젝트, 어떻게 시작하면 되죠?' 였습니다. 2013년부터 해왔던 글쓰기 관련 사이드업에 대한 이야기를 참가자분들과 나누었습니다. 제가 생각해온 사이드 프로젝트의 정의는 "월급을 받는 조직에서 하는 본업 이외를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생각했습니다.('소네의 사이드업 살펴보기' 클릭)
'회사 밖의 일'을 통해 내가 내 일에 대한 고용주와 고용인이 되어 나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죠. 제가 하고 싶은 분야에서 사이드업을 하며, 제 장기를 꾸준히 성장시키고 싶었어요. 20대에 직업적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컸는데, 사이드업을 통해 10년간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더 완벽하게 잘 쓰고 싶은 마음은 버릴 수 없습니다. 끊임없이 시도하고 도전하는 게 되면 나아질게 될지 의문이 들었지만, 반복된 경험만큼 성장을 가져오는 건 확실했습니다.
그 시도의 순간을 넘어 본업에서 도움되었던 사이드업의 성과도 제법 있었습니다. 인터뷰 콘텐츠가 너무나 좋아서 네이버 포스트 채널이 처음 선보이며 함께N 에디터 를 처음 모집할 때, 기존에 객원 에디터로 활동하며 판을 키워보고 싶었던 <열혈청년창업가> 인터뷰 연재 시리즈를 기획했었죠. 이후 여러 해를 거쳐 본업에서도 <그린잡스(Green Jobs)>라는 이름으로 기획 콘텐츠를 만들게 되었어요.
무언가 하게 되면 여러 일에 좋은 영향을 주기도 하지요. 다만, 나를 잘 보살피고 사이드업을 해내야 합니다. 사이드업을 시작할 때도 어렵지 않게 쉽고 간결한 방식으로 시도해봐야 해요. 철저한 계획을 세워야만 일을 시작할 수 있었던 제게 지난해는 '간결한 삶'이라는 좌우명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면 몸을 먼저 움직여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 결과, 계획과 달리 따라온 성과도 많았지만 지속할 수 있는 제한적이었어요. 하나의 사이드업을 진지하게 시작하면서 알게 된 또 다른 지점은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꾸준히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많이 없구나'였습니다.
다시 일상에 돌아와 출근길에 스치던 이 길에 나섭니다. 출근길에 보았던 이 길은 눈으로만 감상하는 공간이었죠(상단사진). 직접 발을 대고 걷다 보니 또 다른 길이 보입니다. 10분가량 출근길에 스쳤던 이 길을 걷고 나면, 몸 전체에 온기가 돕니다. 움츠려진 어깨가 펴지고, 양손은 가볍게 흔듭니다. 시선은 발끝이 아닌 정면을 향해 있습니다. 매일 걷는다고 했지만, 제대로 걸어본 적이 없었던 거 같아요.
조금 더 정확하게 걷는 연습을 회사 밖의 공간에서 제대로 하게 됩니다. 본업이 있었던 글쓰기 사이드업이 이달에는 본업이 되었습니다. 더 진지하게 이 사이드업을 들여다보고 #출근길읽기쓰기 뉴스레터 내 사이드 프로젝트를 열어보았습니다. 누군가를 발견하고 그의 진가를 알아보는 안목 높은 관찰자로, 리추얼을 즐기는 습관보존가로 오래 일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