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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네 Mar 27. 2022

일벗

0. [오늘의 단어집 펴보기] 

"어떤 경계에 나를 두지 않고

'오로지 일하는 사람'으로 나를 정의하고 매일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걸...

어쩌면 출근하는 장소가 있는 직장이나 집에서 일하는 재택업무나 '일을 한다'는 것은 신성하고 감사한 일이지도 모른다." par 소네 


브런치를 통해 '출근길에 오르며'에 제목으로 글을 쓴 적 있어요. 인터스텔라 인터뷰 연재기사로 유명하신 김지수 기자님의 신간 <일터의 문장들>을 읽으며  출근길에 대한 단상을 정리한 글이었어요. 지난해 1월 서울 복합문화공간 USO의 '당신을 인터뷰해드립니다'라는 인터뷰이 프로젝트에서 동경했던 김지수 기자님을 인터뷰어로 만났을 때도 자연스레 제 입에서는 '일'이라는 단어가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데 비해 제게 주어진 환경과 시간은.. 한정적이고 제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은 좁았으니깐요. 지속해서 원하는 기회를 얻으려면 끊임없이 '내 안의 나를 만나는 시간'을 늘리며,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삽질(쓸모없는 일)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뉴스레터도 그 삽질의 한 부분이에요. 목적이 있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과정... 어느 부분이든 삽을 퍼서 나르는 시간이 '버리는 시간'이라고 느껴질지라도, 너무나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시간은 '쌓이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졌어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매일 책상에 앉아 빈 화면에서 뉴스레터에 들어갈 문구와 제목, 이미지까지 생각해보는 그 시간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구나', '나는 이런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한계점에 매번 부딪히며 지내고 있습니다. 


'일잘러'가 되고싶다는 생각이 들며, '일 잘하는 좋은 동료를 만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인터뷰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고 싶다'는 강렬한 마음이 생겼어요. 회사 안에서 좋은 동료를 만나기 어려우면 회사 밖에서 동료를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을 이어봤습니다.


지난 한 해 그 행동의 결실로 환경과 관련된 전문직업군을 소개한 인터뷰 프로젝트 '그린잡스(Green Jobs)'을 통해 매거진 B의 손현 에디터님과 박혜강 에디터님을 만났어요. 반년의 시간을 통해 이들과 소통하며 좋아하는 일에 대한 애정이 더더욱 커졌습니다.


그 프로젝트가 끝난 지 1년이 지난 오늘, 일을 잘하고 싶으면 '일터를 바꾸지 않아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동료를 찾아 일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콘텐츠에 대한 애정, 자신의 업에 대한 자신감, 이 밖에 비슷한 또래로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까지.. 그들을 통해 저의 안목도 한층 높아졌습니다. 제가 벌린 삽질의 공간 이 뉴스레터에서 '같은 일자리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 '한 곳에서 함께 일하는 벗'을 더 많이 만나보고 싶어졌습니다.


"일벗" 


제 뉴스레터에서 이 단어에 대한 언급은 앞으로 빈번해질 거 같아요. 기회 될 때 제 일벗에 대한 소개도 차차 풀어보겠습니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은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다고 하지만, 더 빨리 좀 더 가까이에서 만나고 싶은 제 마음을 읽으셨겠지요. 


이 와중에 지난 한주는 출근이 어려웠어요. 병가로 며칠 쉬며 재택업무를 했는데, 이번 주에는 저희 집에 사는 꼬마가 밀접접촉자가 되어서 재택업무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삶은 그런 거예요. 


늘 똑같이 다가올 것 같았던 하루도, 내일도.. 예상치 못한 챕터를 펴보며 이제껏 매일 똑같이 느껴졌던 일상이 색달 라보이고 감사하게 느껴지는 거겠죠. 동료 없이 홀로 노트북을 마주하며 일하는 시간도, 고독하게 느껴지지만 나중에 이 시간마저 또 그리워하는 시간이 있겠죠.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기보다 지금 있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출근전읽기쓰기 의 단어집은 기존에 있는 단어지만 우리가 잘 모르거나 쓰지 않은 예쁜 말들을 꺼내볼 참이에요. 앞으로 #오늘의단어집펴보기 코너를 통해 찾아보아요. 



출처. [#출근전읽기쓰기] 뉴스레터 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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