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를 생각하면 어떤 단어와 키워드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본래 절집의 진입로란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공간적, 시간적 거리를 의미한다. 세속에서 성역으로 들어가는 전환점."
(p.301/<#나의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4 교토의 명찰과 정원, 유홍준 지음)
이번 여행의 첫 관람지였던 '은각사'를 다시 들여다보기 위해 유홍준 교수의 책을 숙소에 돌아와서 폈습니다. 눈에 보인 그 광경을 감상하니 저자의 말이 공감됩니다. 알고 싶은 마음을 더하기보단, 눈으로 발로 경험하는 가치가 더 많은 공부가 됨을 다시 깨닫기도 하고요.
이번 여행을 떠나기 전, 교토와 오사카를 여행지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탐색했습니다. 순간적인 발상인데.... 매거진 B, 어반리브를 살펴보면, 2017년 어반북스/어반라이크에서 만든 여행매거진 '어반리브의 교토&오사카 편'을 구입했죠. 당시에 말이죠. 이 매체에 대한 신뢰도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매거진 B도 마찬가지였어요. '츠타야'편이 나왔을 때가 2015년인데 바로 구매했었죠.
제 취향과 관계된 것이기도 한데요. 관심 있는 키워드는 오래 지켜봅니다. 저만의 아카이빙 방법으로요. 어찌 보면 교토와 오사카를 6년 만에 출국지로 택한 점도 현재의 제 상황을 잘 받아줄 수 있는 도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다른 나라와 도시는 왠지 제 몸과 마음이 버거울 거 같아서.... 더 많은 생각을 덜어내고 기본적인 본질에 제 삶을 투영하고 싶은 마음에... 가장 기본을 중시하는, 장인 정신이 돋보인 교토를 꼭 가보고 싶은 마음도 그 마음이었죠. 무엇보다 제주도 가는 만큼 지형적으로 부담이 없고요.
현재의 수도, 도쿄보다 앞서 오랜 역사 시간의 수도였던 만큼 교토의 상징성은 말로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긴 역사를 가지고 있겠죠. 역사라는 게... 기본에 충실해야 쌓여갈 수 있는 것이죠. '뿌리와 줄기'를 떠오르다 '근간'이란 단어가 생각났는데, 동사로 '근간하다'를 사용하면 부지런하다, 성실하다의 동의어가 되더라고요. 이 단어를 보면서 매사 내가 중시하고 싶은 나의 뿌리... 키워드... 생활의 습관은 무엇인지 되묻게 됩니다.
특히 오늘 하루를 시작할 때 가장 만나고 싶었던 여행지 '은각사'는 기존에 없었던 정원의 명소를 보여준 사례입니다. 계절을 잘 만나 더 아름다웠던 은각사는 금각사를 따라 만든 정원이지만, 그 자체로 굉장히 아이덴티티 하며 자기 정체성이 또렷한 명지입니다. 그래서 관람객의 발은 제법 느렸습니다. 어느 한 곳을 허투루 보고 싶지 않아서.
정원의 매력 속에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미가 풍긴 녹음이 푸른 이끼와 나무줄기를 바라보며 한없이 푸름을 유지하며 내 실력을 가꾸고 싶은 의지가 샘솟았어요. 두달간 출근전읽기쓰기 뉴스레터(27호)를 발행하지 못한 이유도... 제 마음의 근간에 가족의 생의 마감과 병치레도 함께 왔기 때문이었요. 이제는 훌훌 털고 봄의 기운을 가득 담아 제게 주어진 몫과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실험해보려 합니다. 다음 글에서도 그간의 안부를 전할 수 있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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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교토 & 오사카] 뉴스레터 1호 [오늘의 단어집]에서 발췌(23년 4월 3일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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