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전읽기쓰기 뉴스레터 1호에서 만난 오늘의 단어집 펴보기
올해는 수많은 콘텐츠들이 저의 시선을 사로잡았어요. 포털 사이트, SNS채널 등 여러 읽을거리가 수많은 플랫폼에서 진정 내가 선택해서 '구독'할 수 있는 지금의 시대가 참 감사하게도 느껴졌어요. 내가 좋아하는 걸 골라서 볼 수 있는 큐레이터도 있고요.
그와 반면 너무 많은 콘텐츠를 다 읽어볼 시간이 없는 한정적인 우리의 시간에서 우리는 늘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의 24시간 중 정말 필요한 시간, 필요한 지점에 시야를 맞추고 있어야 하는데요. '구독'이라는 단어가 올해 가장 제게 큰 의미를 준 단어라서 사전을 펴보다가.. '구독 피로'가 보였어요.
2020년 9월 29일 사전에 기입된 이 단어는 '구독 서비스가 증가함에 따라 피로감을 호소하는 신조어'라고 합니다. 연관어로 '구독 피로증'도 있었어요. '구독하는 뉴스, 콘텐츠 서비스 등이 늘어나면서 관리가 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고 해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독'이란 단어의 의미도 달라진 건데요. 구독의 사전적 의미는 '책이나 신문, 잡지 따위를 구입하여 읽음'이지만, 이제는 사전에서도 '특정 사이트나 앱의 채널을 저장하는 개념, 서로 팔로우를 하지 않고 본인만 상대방을 팔로우하는 것'을 뜻하는 의미를 덧붙였더라고요.
단어의 역사성을 체감할 수 있었어요. '구독, 좋아요'라는 단어의 정의가 오프라인 매체에만 쓰이는 줄 알았던 예전의 시대와 달리,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한 세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독'이란 정의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죠. 광고, 잡지 등에서 사용하는 '월간 구독', '주간 구독'이라는 것 자체가 미디어 전반에 걸쳐, 커머스 시장에도 확산되어 사용하고 있는 단어이기에.. 이 단어가 오래된 사전에 담겨있었지만, 시대에 따라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다른 의미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흥미로운 지점이었어요.
시간을 지나치며 달라지는 한 단어의 역사를 보니... 단어 또한 우리와 마찬가지로 시대를 거쳐 일상을 견뎌내고자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월이 흘러도 계속 부르고 싶은 단어가 되기 위해 그도 노력을 하고 있는 셈이죠. 새로 태어난 단어, 이제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은 소멸된 단어까지... 단어를 사람에 비유하며 삶의 시작과 끝을... 바라보는 거겠죠.
출처.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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