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우주 참 괜찮은 곳이네

by 밈바이러스

서문, 우주 참 괜찮은 곳이네


내가 왜 여기에 있지?

내가 여기에 있지 말아야 할 이유는 또 뭐람.



살아가다 보면 문득, 삶은 물론이고 자신조차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인가 이해해 보고자 과거를 돌아보려다가 학창 시절, 유년기를 넘어 저 아득한 원시 지구까지 다녀왔습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목마름에 원시 박테리아로부터 지금의 뇌와 마음이 어떤 여정을 거쳐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어떤 곳인지 공부하다가 왠지 깨달은 것 같은 느낌에 흐뭇하게 책을 덮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게 된 사실을 친구들에게 잘난 듯이 떠들고 다녔죠.


하지만 세상은 참 돌연한 곳입니다. 갑자기 참사가 일어나서 수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고, 누구는 힘든 투병 생활을 하며, 무의미한 고통에 절망사하는 사람이 있는 한편, 천천히 고독사하기도 하고, 한 칸 방에 자신을 고립시키기도 합니다.


비교적 육체나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라도 우리 시대의 유행병, 불안에 자유롭기 쉽지 않습니다. 취업, 집, 노후 대비, 돈이 참 문제인 것 같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다들 편을 가르고 자기 이익을 위해 목청껏 싸웁니다. 그러다가 누구랄 것 없이 어느새 모두 늙고, 병들고, 죽어갑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세상이 왜 아직도 이렇게나 잔혹한 곳인지 알아보기 위해 저는 펜을 집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슬픈 마음에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왠지 글을 쓰면 쓸수록, 그리고 조금씩 고쳐가며 다시 읽어 볼 때마다, ‘세상에 대한 믿음’을 갖추게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은, 우주는 참 괜찮은 곳이라는 믿음. 그리고 ‘나’를 우주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음. 그러니 모든 것이 괜찮고, 이 우주를 더 괜찮게 즐겨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이 괜찮음을 전해보고, 모두와 나누고 싶다는 마음.



"괜찮음"


하지만 대체 무엇이 괜찮다는 것일까요. 저 역시 그저 막연히 어떤 느낌이 들뿐입니다. 서투르더라도 더듬더듬 전해보고자 합니다. 삶과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예배 행위로써 글을 옮기고, 다듬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이야말로 분명 나의 온전한 러브 스토리.*




* 보후밀 흐라발, 너무 시끄러운 고독


삼십오 년째 나는 폐지 더머 속에서 일하고 있다. 이 일이야 말로 나의 온전한 러브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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