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희망이로소이다. 첫 번째 이야기
나의 이름은 희망이다.
페루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고 태어나자마자 부모님과 헤어져 페루의 한 한인 성당에 살고 있다.
나의 일상은 항상 졸려서 낮잠을 자거나, 성당에 있는 조그만 정원에서 혼자 풀잎을 뜯으며 놀기도 하며, 장군이란 강아지와 노는 것이었다. 북적북적한 주일 아침에는 졸면서 아주 가끔씩 미사를 듣기도 했다.
어느 날 제니를 처음 만났다. 그녀는 캐나다에서 왔단다. 페루로 여행을 왔다는데 왜 성당에 있는지 모르겠다. 그녀의 부모님들이 페루 성당 신부님을 한국에서부터 잘 알아서 그들이 페루 여행을 하는 동안, 이곳 성당의 잘 수 있는 공간에서 머문다고 한다.
제니는 나를 보자마자 내가 아주 예쁘다며 초롱초롱한 눈빛, 모든 게 신기하고 처음인, 세상에 갓 태어난 아이가 바라보는 눈빛으로 날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내 생각엔 그녀의 눈빛이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가 자기 침대 위에 있는 모빌을 바라보는 듯한 바로 그 눈빛이었다. 나의 운명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른 채 나도 그냥 그녀를 그냥 무심코 바라만 보았다.
오늘 하루도 여느 날과 다름없이 늘 반복적인 나의 일상을 즐기고 있었던 어느 날이었다. 갑자기 나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나의 집사인 신부님이 이제 곧 한국으로 돌아가는데 날 못 데려간단다. 그러면 난 여기 페루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적응을 하거나 나의 운명이 또다시 어떻게 될지 모른 채 이곳에서 홀로 앞날을 살아가야 한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갑자기 그날이 생각났다. 어느 날 신부님이 다른 신도의 집으로 날 파양 보냈었던 바로 그날이다. 그 사건으로 인해 나에겐 PTSD가 생긴 거 같다. 신부님이 사정상 나를 페루 성당의 한 신도에게 파양을 보냈던 것이었다. 난 그 사실도 모른 채 아주 어린 나이에 부모님과 헤어진 것도 모자라서 신부 집사 와도, 또다시 생 이별을 하게 되었다. 사전에 아무 소식도 듣지 못한 채... 파양 갔었던 그 신도 집에는 어린아이들이 있었는데 나의 수염을 자르고 털을 자르기도 하면서 날 괴롭혔다... 단지 이쁘고 귀엽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쁘고 귀여우면 자신들의 마음대로 날 괴롭혀도 된 단 말인가? 그때는 아주 여려서 어떻게 대처할지 몰랐다. 하학질을 할 수도 날카로운 발톱으로 어떻게 대항을 하여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냥 그 상황이 너무 무서워서 몸이 굳은 채 가만히 있었고, 나는 그렇게 매일매일 수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끙끙 속으로 앓아왔고 똑같은 괴롭힘이 수일 동안 반복되며 살아왔었다. 그 후 결국 나는 스트레스로 인하며 병이 생겼다. 그 병으로 인해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길 정도로 너무 아팠었다.
그 신도 집에서 괴로운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지내며 살고 있었는데 불행 중 다행으로 어느 날 신부님이 내가 많이 아프다는 소식을 다른 신도들을 통해서 어떻게 들었는지 수일 뒤에 나의 소식을 듣자마자 날 찾으러 왔고 다시 성당으로 데려왔다.
불행 중 다행이었지만 갑자기 이렇게 나의 운명이 한순간 한순간 느닷없이 바뀌는 불안한 삶에 가끔씩 내 인생을 포기하려는 생각도 하였다... 그리고 이런 내 운명을 나도 모르게 서서히 받아들이며 사는 나 자신이 너무 불쌍하고 안타깝게 느껴졌다... 내가 내 인생을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에 너무 화가 났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게 현실이였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나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모른 채 살아가고 있었다. 겉으로 최대한 나는 고양이로써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지만 사실은 매일매일 특히, 요즘엔 신부님과 캐나다에서 온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그들이 하는 대화에 쫑긋 귀를 기울이며 매 순간 불안에 떨며 며칠 동안 깊은 잠도 못 잤었다.
다행히 날 예쁘게 바라본 캐나다에서 온 제니가 날 데려간단다. 난 캐나다가 어딘지 모른다. 아무것도 모른 채 페루에 있는 여러 동물 병원들을 돌아다니며 주사를 맞고 약도 먹고 피검사도 하면서 캐나다 입국 시 필요한 여러 가지 서류들을 준비하였다. 그리고 어느 날 그렇게 비행기에 작은 내 몸을 맡기고 내가 태어난 그곳 페루를 멀리 떠났다. 너무 창피한 이야기이지만 페루를 떠나올 때 나에게 닥친 상황이 너무 놀라고 당황스러워서 공항에서 마지막 작별 인사를 온 신부님과 헤어질 때 나도 모르게 실수를 해버렸다. 신부님 옷에...
15-16 시간정도의 장시간 비행을 마치고 밴쿠버란 곳에 도착했다. 신기하게도 밴쿠버의 공기는 약간 차가우면서 신선한 냄새가 나는 곳이었다. 입국심사 때 다행히 친절하게도 공항 검색대의 직원이 밴쿠버에 온 나를 활짝 웃으며 환영해 주었다. 내가 알아듣지도 못하는 영어로 날 환영하며 반겨주었지만 나의 감정은 계속 두려움 반 설렘 반이었다. 앞으로 어떠한 삶이 펼쳐질지... 나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마치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도박 같은 나의 운명... 정말 짧은 생이었지만 여기까지 오기까지 나는 수많은 일을 겪여왔다...
지금은 생각하면 제니에게 미안하지만 한동안 너무 낯설고 두려워 제니가 날 껴안으려면 난 본능적으로 그녀의 얼굴을 물거나 할퀴었다.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살려는 몸부림을 친 것이었다. 최소한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한 거다. 살려는 본능적인 나의 몸부림...
하지만 모든 인생이 그렇듯 어떨 땐 그냥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인간들은 스스로 선택하여 고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미래에 대한 새로운 삶과 희망을 가지고 이민을 하듯이, 나도 캐나다의 이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이곳 밴쿠버라는 도시에서의 새 삶의 희망을 가지고 한번 살아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