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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식빵 May 18. 2022

읽히기 위해 쓰는 글

그것이 내 글의 목적.

잠시 쉬는 새 블로그 새 글목록을 훑어보다가

블로그 체험단, 애드포스트 등을 하면서 소소하게 돈도 벌고 글쓰기를 하는 분의 글을 읽게 되었다.


그 글의 제목을 여기서 밝힐 수는 없지만, 본인이 그런 글들을 쓰는데, 어느 날 남편이 자신의 글을 읽고는

낯 뜨거워 못 읽겠다고 했다는 것이 글의 시작이었다. 제품 리뷰 글을 보며 너무 자랑하는 식으로 읽혀서

그렇다는 것인데, 만약 남편이 아닌 제삼자가 읽어도 그런 느낌이 들었을까? 제품 받고 리뷰를 써주는 체험단은 광고임을 밝히고 리뷰를 써야 하는데, 광고인 것을 알고 읽더라도 독자들이 그 제품을 사고 싶어 지고, 최소한 관심이라도 생기게 만든 글을 썼다면 그 글은 제대로 잘 쓰인 것일 테다.


제삼자라고는 할 수 없는 남편은 그 글에서 느껴지는 가식이나 현실과의 괴리를 조금이라도 느끼기에 그런 말을 한 것일진대, 그건 뭐 사실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만약 냉장고나 최신 TV 같은 걸 현물로 받아서 리뷰를 올려주면, 당연히 우리 집은 그 최신 가전제품에 걸맞은 인테리어와 삶의 수준을 갖춘 집으로 보이는 것이 좋을 테니, 현실을 조금 가공하여 글을 적게 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그 어느 누가 과연 SNS에 올라온 사진이나 글과 그 사람을 100퍼센트 동일시하여 생각할까.

바로 이. 시. 대. 에. 말이다.



우리는 이제 너무도 자연스럽게 두 개의 자아를 가진 채 살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것은 온라인 속의 나와 실제의 나이다.

그 실제의 나는 또 관계마다. 때에 따라. 다양한 가면을 쓰고 살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건 또 실제에서 나뉘는 분류이고, 온라인 속의 자아를 단 한 개도 가지지 않은 사람이란 (온라인 세상을 아예 모르는 최고령층, 영유아  이외에는) 없을 듯하다.

최근 인스타그램 마케팅에 대해서 조금 배우면서 한 강사님이 하신 말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는데 바로,


"온라인 속 내 모습과 실제의 내 모습을 분리해서 생각하라. 그렇지 않으면 쉽게

우울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른 맥락에서 아주 중요한 말이었다.





위에 말한 블로거 분의 글쓰기의 나의 글쓰기는 얼마나 다를까.

예전에도 한번 생각해본 적이 있는 문제이다.

나는 명확하게 말할 수 있다.


*나는 (반드시)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한 글을 쓴다.

*읽히기 위해서 쓴다.

*그것이 내 글의 1차 전제이다.

하지만 쓰는 과정 자체에서 독자를 먼저 가정하고 쓰지는 않는다.

나는 오롯이 내 마음 깊은 곳으로 내 손을 끌고 내려 가 거기에서부터 타자기를 두드리기 시작한다.

혹은 뭐든지 쓰기 시작하면, 그다음에는 손이 저절로/글이 저절로/ 나를 저 깊은 곳으로 이끈다.

물론 중간중간 독자가 읽기 쉬운 단어나 표현으로 정제하고, 문장이 한번 읽어서 한 번에 잘 이해되도록 다듬는다. 그 과정은 정말로 '과정'이라기보다 '표현방식'의 아주 일부이다.


예전에 처음으로 동네분들 두 분을 모셔놓고 짧게 글쓰기 원데이 클래스 느낌으로 이야기를 해본 적이 있다.

그때 했던 말 중 기억에 남는 것은

1. 솔직하게 쓰라.

2. 짧은 문장으로 쓰라.

그리고,

3. 읽히기 위한 글을 쓰라.

였다.


읽히기 위해 내가 쓴 글을 올릴 플랫폼은 블로그든 브런치든 혹은 인스타그램이든 상관없다.

아무튼 내 글은 읽히기 위해 쓰는 글이어야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읽히기 위한 글'과 '출간을 위한 글'은 또 다른 문제이다. '시장성'이 반드시 끼어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거의 처음이다시피 하여 글을 쓰기 시작하는 사람은 그게 한두 줄의 일기글이든 책 리뷰이든

상관없지만, 어딘가에 올릴 것을 전제하고 쓰면 좋겠다.

블로그에 비밀 게시판을 만들어 백날 글을 써봤자 그것은 결국 나만 볼 수 있기에 발전이 있기 힘들다.

한두 줄의 글로 시작해서 결국은 조금이라도 더 그럴싸한 글로 발전하는 과정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그 글은 읽히길 전제하고 써야 한다.



나는 특히나 내 글이 더 많이 많이 읽히길 바라는 직업을 가졌다.

그래서 0.1의 부끄러움도 없이 내 글을 전시하고 홍보한다.

그것이 조금이라도 부끄럽다면 이 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주 가끔 악플을 마주하는 일도 있지만 악플보다 더 무서운 것은 '내 글에 대한 무관심'이다.

악플은 최소한 내 글을 보고 마음에 반향이 있어서 나쁜 글을 다는 것일진대,

무관심은 반대의 의미에서 더 무서운 것이다. ㅋㅋ





"어제 본 책인데, 완전 별로. ㅋㅋㅋㅋㅋ"

에서 시작해서

5줄의 그래도 '책 리뷰 이긴 한 리뷰'를 쓰기까지 얼마나 걸릴 것 같은가.

해보면 알 것이다. ㅋㅋㅋㅋ


'책 리뷰 이긴 한 리뷰'에서 '20줄책 리뷰'로 가려면 또 얼마나 걸릴 것 같은가.


그다음은 'A4 한 장, 두장의 에세이 형식의 글'


그다음은 한 챕터 분량의 글.


그다음은 책 한 권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한 챕터에서->한권 분량, 이 지점을 넘기지 못해 출간을 포기한다.




잘 쓰기 위해서 많이 읽어야 하는가. 의 문제는 또 완전히 다른 영역이기에 여기에서는 쓰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일단 그냥 쓰라고 한다.

그리고 일단 쓰기 위해서는

일단 앉아야 한다. ㅋㅋ


그리고 일단 앉아서 한 장 분량이라도 쓰려면 코어 힘이 필요하다. ㅋㅋ

처음에는 단어 하나도 제대로 고르지 못해서 주리가 뒤틀리기 때문이다.




운동합시다........




석관동 책방 <책의 기분> 사장님이 찍어주셨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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