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고 또 와도 좋은 곳
나의 첫 로마는 2014년에 만났다. 영국에서 신혼생활을 하던 시절이었고, 한국에 잠시 들어가 결혼식을 하고 다시 들어와 미니 신혼여행 느낌으로 급하게 떠났던 로마와 이탈리아의 첫인상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영국에서 아이를 낳고 아예 한국에 돌아와 몇 년을 살다가 아이가 세 살이던 2018년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우리는 4년 만에 다시 이탈리아를 찾았었다. 당시에도 렌트카를 빌려 로마를 비롯해 티볼리, 폼페이, 소렌토, 아말피, 나폴리 등 이탈리아 남부지방을 여행했고, 그러고 이번에 7년 만에 다시 이탈리아를 찾게 된 것이다.
지난번에는 보지 못했던 중북부지방+로마를 렌트카로 여행하기로 했고, 어느새 초등학생이 된 아이를 데려오게 된 것이다.
유럽의 여러 나라를 여행해 보았지만 특별히 이탈리아를 아주 좋아하는 남편 덕에 어쩌다 보니 로마를 세 번이나 여행하게 되었다.
칸나라의 농막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우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을 향해 차를 운전해 내려갔다.
가는 길에 있던 한 로컬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어차피 로마시내에선 차를 몰고 다니기 힘들기도 하고, 이전 도시들과 다르게 로마 시내에 2박 3일을 머물 것이기에 렌트카를 공항에 반납하고 버스를 타고 로마시내로 들어왔다.
캬. 로마야 너 무려 7년 만이구나. 여전하구나. 여전히 좋다.
주차 이슈 때문에 계속 외곽지역의 에어비앤비에서 지내다가 로마에선 호텔에서 묵었다.
소박한 조식메뉴들도 맛있었던 가성비호텔이었는데.
짐을 대충 풀어놓고 로마를 즐기러 나가본다. 그다음 날 아침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벌써 몇 달이 지나 잘 기억이 안 나네 ㅋㅋㅋㅋ
트레비분수를 지나 판테온을 보러 간 걸 보니 다음날 아침이 맞네 ㅋㅋㅋ 전날 밤은 피로에 지쳐 호텔에서 컵라면 먹고 그냥 잔 듯? ㅋㅋ
판테온, 트레비분수, 포로 로마노, 콜로세움 등 로마에서 봐야 할 것들은 모두 봤었지만
처음 이탈리아에 온 아이를 위해 입장권을 끊었다. 로마는 이런 거 보러 오는 곳이니까~~ 무려 라파엘로의 무덤이 있네. 다시 봐도 경이로웠던 판테온.
그저 걷기만 해도 좋은 돌길들을 걷고 또 걸어본다.
슬쩍 파기만 해도 유적들이 쏟아져 나와 지하철도 맘대로 못 뚫는다는 로마는 공사 중인 곳이 많다. 잠시 젤라또로 당 충전하고
포로 로마노를 슬쩍 지나 예약해 둔 콜로세움을 보러 가본다.
3월인데도 낮에는 날씨가 꽤 덥기도 해서 쉬어 쉬어 간다. 콜로세움 앞에서 사과도 먹고 도블게임도 해본다.
드디어 콜로세움 도착! 세 번째 보는데도 놀랍고 멋있다. 관광객이 바글바글하다.
폼페이나 마추픽추 유적지 다큐를 좋아하는 아이는 이 엄청난 고대의 원형경기장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우연히 한 커플의 인생 뒷모습을 찍어줬다. ㅋㅋㅋ 누군지 알면 사진 주고 싶네 ㅋㅋ
기념품샵에서 멋진 로마 사진집 하나 사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요 꼬맹이가 처음 만난 로마는, 이탈리아는 어땠을까?
우리가 처음 이 어마어마한 것들을 봤을 때의 감동을 이 아이도 느꼈을까?
우피치 미술관에서 봤던 어마어마한 작품들, 베로나 성피에트로성 위에서 봤던 멋진 전경, 피렌체의 두오모, 그리고 콜로세움, 이것들을 이 아이가 기억할까?
그저 초코 젤라토가 너무 맛있었던 나라로만 기억하더라도 우리 셋이 함께 여행했던 이 멋진 순간들을 잊지 않고 살아가준다면 좋겠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