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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고픈 로마의 휴일

여행의 끝이 보인다

by 박식빵

11박 12일, 초딩딸을 데리고 신학기의 계절에 훌쩍 떠난 이탈리아 렌트카 여행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피렌체, 밀라노, 코모, 베로나, 베니스 등 북부지방을 다닐 땐 와닿지 않았는데 로마로 내려오니 곧 이 아름다운 나라를 떠나야만 한다는 사실이 슬퍼지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남은 일정은 이제 1박 2일뿐이다. 로마에서의 마지막 밤이 오기 전에 이 도시를 열심히 즐겨보자.


콜로세움을 구경하고 당 떨어진 상태로 어디에서 점심을 먹을까 찾아보다가 어차피 포로로마노를 보러 이곳으로 돌아와야 하니 멀리 가지 않기로 한다.

콜로세움 근처 식당은 핵관광지라 비싸고 맛이 없을 수도 있지만 구글평점을 믿어보기로 하고 콜로세움 뒤쪽의 한 식당에 들어갔다.

관광객들에 치이고 열심히 구경하고 사진 찍고 하느라 배가 많이 고팠던 것 같다. ㅋㅋ 평소에 가던 식당보다 훨씬 비싼데도 메뉴를 여러 개 시켰다.

내가 생각했던 토마토 수프와 비주얼이 너무 달랐던 수프만 빼고는 다행히 다 맛있었다!

고대 로마인들 생활의 중심지였던 포로 로마노.

언뜻 보면 고대 문명지의 폐허 같지만 직접 앞에 서서 이 폐허들을 봐야 그 진가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기둥만 남아 있는 신전이나 개선문, 그리고 폐허 위에 남겨진 천년 제국의 흔적들이 그 옛날의 영광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아래에서 둘러보며 사진도 여러 장 찍고 시간을 보내다가 이제 팔라티노 언덕으로 올라가 본다.

살짝 오르막과 계단을 따라 올라간 언덕에서 포로 로마노와 로마의 전경을 내려다본다. 이 풍경 자체가 경이롭고 하나의 역사책을 보는 것 같다.

고대 로마인들은 여기서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 찬란했던 역사 속의 시간을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도 우리에게도 큰 감동과 공부가 되리라 생각해 본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한국마트가 있어서 들어가 본다. 이탈리아에서도 한류 열풍이 부나 보다. 없는 게 없어서 간식 몇 가지 사고 ㅎㅎ

숙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저녁 무렵 지하철을 타고 다시 길을 나섰다.

"로마가족"으로 유명한 유투버이자 작가인 김민주 작가님과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작가님과 딸 이도가 함께 나와 저녁을 함께 먹었다. 로마에서 동갑 친구를 만나 신난 딸과

작가님께 재미난 로마생활 이야기 등을 들으며 로마에서의 마지막 밤이 흘렀다.

책도 선물해 주셨는데, 이번에 한국 오셨을 때 못 만나서 아쉬웠다 ㅠㅠ

다시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흘러가는 이 마지막 밤의 끝을 붙잡고 싶지만 이제는 짐도 싸고 한국으로 돌아갈 내일을 맞이해야만 한다.

로마 공항에서 시작해 론칠리아노, 치비타, 피사, 친퀘테레, 피렌체, 코모, 밀라노, 베로나, 베니스, 볼로냐, 아시시를 찍고 다시 출발지 로마로 돌아온 11박의 여행이 끝나간다. 11박 동안 총 7개의 숙소를 이용했고, 아마도 600~700km는 거뜬히 운전했을 것이다. 기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면 결코 해내지 못했을 스케줄이었다.

정말 아쉽지만 캐리어를 정리하고 로마에서의 마지막 날을 맞이하기 위해 잠을 청했다.




-마지막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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