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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쉼이 필요해요

by 청량

홈스쿨링을 준비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

엄마의 시간을 반드시 확보하라!


단순히 쉬는 시간이든,

무언가를 생산하는 시간이든,

온전히 ‘엄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꼭 마련하라는 뜻이었다.


직접 해보니, 그 말 백 번, 천 번 맞다.

엄마는 선생님이자 부장이고, 급식 담당, 보건 담당, 행정 담당까지.

하루 종일 아이들과 부대끼며 가정학교를 꾸려나가야 하니

쉴 틈이 없다.

게다가 홈스쿨이란 게 무슨 교과서처럼 착착 굴러가는 것도 아니고,

하루에도 몇 번씩 상황이 바뀌니

시간과 에너지는 늘 빠듯하다.


그래서 ‘나만의 시간’을 만드는 게, 정말 중요했다.

내가 처음 시간을 확보했던 건 태권도장에서부터였다.

아파트 단지 가까이로 와주는 덕분에 몇 번 데려다주고는 혼자 보냈다.

오고 가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한 시간 남짓, 나에게 주어진 시간.

그 시간에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거나,

그냥 멍하니 누워 있을 때도 있었다.

가끔은 친구를 만나 잠깐 숨을 돌리기도 했다.


사실 엄청난 사교육을 하려는 마음이었다면 홈스쿨링은 하지도 않았을 거다.

그러다 보니 동네 청소년센터에 흥미로운 강좌 몇 개를 골라 보냈고,

일주일에 한두 번은 조금 더 여유 있는 시간이 생겼다.


이렇게 틈틈이 나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일은

정말, 진짜, 꼭 필요하다.

그게 하루를 버티게 해주고,

다시 웃으며 아이들 옆에 서게 해준다.


물론 어떤 분들은 새벽 일찍 일어나 시간을 갖거나

아이들 다 재운 후 밤에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물론 나도 시도해봤다. 근데 나한테는 쉽지 않았고 맞지 않았다.



아이들은 아직 새거(?)라 금방 충전되고 천천히 닳지만,

나는 내 10년도 더 된 보조배터리랑 똑같다.

충전하는 데 하루는 꼬박 걸리는 그런 상태.



홈스쿨링을 하든 안 하든,

주 양육자의 시간과 체력 관리,

이건 필수인 것 같다.


오늘도 애쓰는

세상의 모든 엄마아빠들.


우리 진짜, 조금만 더 힘내자.

그리고 될 수 있으면,

꼭, 쉬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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