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의 걸걸하며 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하늘이 번쩍거릴 정도로 부르던 "사노라면"이라는 노래였다.
옆 반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한 소절씩 가르쳐 주시던 노랫소리가 여름 창문을 타고 우리 반까지 넘어와 들리던 "사노라면"이라는 노래는 듣기에 좋았고, 흥얼흥얼 우리 반 친구들도 간혹 흥얼거리는 아이들이 몇 있었다. 무슨 의미인 줄 알기나 했을까? 그저 시원시원한 노랫가사와 음률이 좋았던 것이다. 옆 반 선생님은 이런 유의 노래를 좋아하셨던 것 같다. 간간이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노래가 참 좋았던 기억이 있으니 말이다. 우리 담임선생님은 알려 주지 않았어도 친한 친구에게 무슨 노래냐고 물어봐서 신나게 외워 부르며 등하굣길을 오가던 추억이 아련히 예쁘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후에도 이 노랫말은 잊히지 않고 생각이 났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 늘 그렇게 좋은 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건 아닌지.
언제나 그날 오늘이 좋은 날이었음을 시간이 흘러서야 알게 된 것을 그땐 몰랐다.
우연히 알고리즘에 의해 이혼 숙려 기간을 겪고 있는 이혼에 관련된 실제 리얼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부부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아 기르는 과정에서 수많은 일들의 연속에서 힘겨움의 마지막을 겪고 있다. 한 가정을 만드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자녀 양육을 해내는 많은 부부들의 수고로움이 괴로움이 되고 상처가 되어 더 이상 유지 할 수 없는 가정이 되어 깨어지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었다.
실제 변호사와 검사 그리고 연예인의 조언과 조율등의 과정을 보게 된다. 모든 부부가 그렇듯 삶이 힘들고 억척스럽게 살아 내다가 결국 헤어질 땐 좋았던 기억보다 최악의 상황의 기억 속에 손들어 버린다. 최대한 손해보지 않으려는 인간의 근성을 보며 큰돈일 수도 있고 작은 돈 일수 있는 천만 원 이천만 원 혹은 몇 백만 원의 돈까지도 재산분할을 놓고, 싸우고 조정을 하는 모습을 보며 십여 년의 결혼 생활 속에서 남긴 것은 자녀와 돈 천만 원 그리고 상처라는 결론을 보며 씁쓸했다. 부부의 삶을 다 알 순 없다. 하지만 여느 부부와 다르지 않았다. 남편은 가장의 의무를 다하고 아내는 깔끔한 성격으로 남편이 벌어 온 돈을 잘 관리하고 부채를 갚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문제가 무엇일까? 평범한 가정이었다. 개인차가 있기에 평범함이라는 단어를 쓰기에 부담지만 보편적인 현실에 맞는 가정처럼 보였으나 이혼의 위기를 겪는 부부였다.
서로의 대화에서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배려가 없었다. 그리고 아무렇게나 내뱉는 말들 속에 상처에 상처를 덧입히는 과정이 결국 헤어나 올 수 없는 감정이 되고 더 포악한 말들로 가정을 포기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곳에서 느껴지는 것은 우린 말을 잘 공부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의 골이 깊어진 부부는 서로에게 져 주고 싶은 마음의 여력이 없다. 상대의 언어로부터 보호와 위로받고 싶은 사람은 있어도 비난받거나 홀대받고 싶은 사람 또한 없다. 내 언어는 내가 뱉은 말은 상대를 어떻게 대하고 있으며 말하고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물론 흥분 상태가 되기 전에 말이다. 역시 말이 쉽지 결코 쉽지 않다.
사람의 말은 너무나 큰 힘이 있다고 믿는다.
신은 하나님은 세상을 말로 창조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든 건 인간이다. 특이점은 사람을 자기의 형상대로 만들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니 생령이 되었다고 인간만큼은 말로만 만들지 않았다. 사람만큼은 손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그만큼 귀한 존재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소통의 언어를 신과 같이 말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신처럼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 그러니 우리의 말은 실제로 힘이 있다.
상대방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말의 능력 힘들고 아픈 배우자에게 "힘들었구나" 혹은 "많이 아파?" 등의 매우 간단한 말로도 상대를 위로할 수 있는 말의 큰 힘. 반대로 부정적인 말들로 상대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 독을 품게도 한다. 그게 말의 힘이다.
나 역시 결혼생활을 하며 남편과 많이 싸우며 살았다. 어떤 부분은 말이 잘 통하다가도 대화가 전혀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진정으로 고구마 백개 먹은 것처럼 답답할 때가 있다. 물론 나만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편 역시 내가 물 없는 고구마였을 때가 있었을 것이다. 서로 살갑게 따뜻한 말을 잘하는 사람도 아니었으니 얼마나 많이 싸우며 살았겠는가..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고생을 알아주고 다독여 주는 말들이 채워져 지금의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서로의 말에 의한 행동에 의한 신뢰였다고 나는 믿는다. 그러한 신뢰 역시 긍정의 말 서로에게 예의를 갖춘 말에 대한 노력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가까운 부부일수록 예의가 있어야 한다. 그러한 예의 역시 배려의 말이다. 살아 가는데 가장 중요한 말 그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삶의 가치와 방향이 정해진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나 근본 언어 말이 삐뚤 린 사람들의 모습을 간혹 본다. 수십 년을 쌓아 놓은 것들을 한 번에 무너뜨리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의 언어 습관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토록 수고하고 살아가는 걸까? 그 수고를 말로 까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중 말하지 못했다면 잠들기 전 지금이라도 내 옆에 있는 배우자에게 혹은 부모님께 자녀에게 감성이 터져 카톡 속의 친구 한 명에게 "잘 자고 내일 만나 오늘도 고생했어"라고 말해보자. 이 한마디의 말로도 어쩌면 가슴이 따뜻해지다 못해 뜨밤(뜨거운 밤)이 될지 모른다 간혹 이런 말은 쉽게 한다."꼭 말로 해야만 알아?"라고 그럴 땐 " 맞아 꼭 말로 해야만 알아"라고상대에게 말해 주자 기분 상하지 말고 끝까지 표현해 보자.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 "서툴러서 표현이 안 될 수 있지만 노력해 볼게"라며 솔직하게 표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