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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코더 Aug 21. 2021

글쓰기는 도미노처럼 쓰러져가며 완성된다.

도미노 블록을 세우는 저녁 작가


도미노 쓰러트리기


모든 위대한 변화는 차례로 쓰러지는 도미노처럼 시작된다. -쏜 턴-

 도미노는 네모난 블록을 줄지어 세운 후 쓰러트리는 게임입니다. 초등학생 시절에 반 친구들을 모아 함께 도미노를 세워서 놀았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점점 블록 크기가 커지면서 자신보다 더 크고 무거운 블록을 쓰러트리는 신기한 원리를 이용하여서 마지막에는 손톱만큼 작은 도미노가 나중에는 국어 교과서까지 넘어트리게 만들고는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미노는 즐거움과 창의력 그리고 노력을 곁들여 할 수 있는 훌륭한 게임입니다.


  한 개의 도미노는 자신보다 1.5배가 더 크고 무거운 것을 넘어트릴 수 있다는 힘이 있다고 합니다. 1983년, 과학작이자 작가인 화이트헤드는 <미국 물리학 저널>에서 연구 결과를 밝혔습니다. 손톱만 한 도미노는 두꺼운 책만 쓰러트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더 크고 무거운 것들도 손가락을 이용한 한 번의 튕김으로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공간적 여유와 준비만 충실하다면 높은 건물까지 쓰러트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합니다. 



글쓰기도 역시 쓰러져가며 성장한다.


"훌륭한 재즈 솔로를 이루는 요소 중 1퍼센트는 마법이고, 99퍼센트는 설명하고, 분석하고, 분류하고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 책에서는 주로 그 99퍼센트를 다룬다."


 마크 래빈의 <재즈 이론서>는 정평난 재주 입문서입니다. 여기서 그는 재즈의 구성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즉흥적인 연주로 구성된 재즈도 사실 알고 보면, 노력으로 만들어낸 즉흥이라는 것입니다. 천재로만 생각했던 연주자들도 사실은 날마다 연습하고 또 연습한 도미노들이 나중에는 커져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연주를 만들어냈을 뿐 그들에게 있는 그들에게도 역시 1퍼센트의 마법뿐이 없는 일반인일 뿐입니다. 


"처음에는 천천히 다가오지, 그러다 갑자기 나타나는 거야" 


  헤밍웨이 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를 보면 '마이크 캠벨'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파산당했냐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합니다. 거대한 급격한 변곡점은 순식간에 출현합니다. 한동안은 매우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천천히 늘어가다, 어느 날 갑자기 엉터리 원고들이 모여서 하나의 훌륭한 작품들로 완성됩니다. 마치 해가질 때 노을이 보이다가 어느 순간 세상이 어두워지는 것처럼 말이죠.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 가볍게 토스트와 커피를 준비해서 책상에 앉아서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글감이 떠오르지 않으면 책을 읽고, 영화도 보고, 운동도 하면서 최선을 다해 글을 씁니다. 그리고 저녁이 다가오고 완성된 노트를 봅니다. 제가 겪는 글쓰기 어려움은 부족한 결과물을 볼 때입니다. 귀중한 토요일과 바꾼 글쓰기는 손톱만 한 도미노를 세운 하루는 초라한 나의 모습을 보며 실망합니다. 


 하지만 오늘 내가 썼던  부족한 글쓰기는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한 도미노 게임의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오늘도 우리가 부족한 글을 써야 하는 이유


 글을 쓰는 건 분명 두렵습니다. 헬스는 몸에 근육을 만들고 땀을 흘리게 만들어, 엔도르핀이 돕니다. 즉각적인 효과가 있지만, 글쓰기는 글 하나를 완성하고 난 후애 끊임없는 고쳐쓰기를 통한 인내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도 완성된 글은 형편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내가 쌓아 올린 도미노는 어제 세웠던 도미노보다 1.5배가 큰 블록을 세운 날입니다. 어제보다 더 부족한 블록을 세웠을 지라도 이어 붙인 도미노가 아름다운 창의력을 뽐내는 작품이 되는 것처럼 결국은 한 권의 책으로 가는 한 조각의 도미노가 될 것입니다. 오늘도 도미노 한 조각을 세우는 저녁 작가를 응원합니다.





 


* 참조자료 

- <창조력 코드>, 마커스 드 사토이, 북라이프

- <원씽>, 제이 파파산, 게리 켈러, 비즈니스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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