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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코더 Nov 13. 2020

저녁 작가의 "영감"은 "글 사료"에서 나옵니다.

저녁 작가의 글쓰기 비법 1. - 글감을 만드는 방법

정직한 동물 젖소

홀스타인 젖소


 초등학교 시절 급식으로 나오던 맛있는 초콜릿 우유를 차지하기 위해 우유통 속으로 전력질주를 하고는 했습니다. 그렇게 차지한 우유를 책가방에 넣고 다니다 결국 터져 집에서 하루 종일 드라이기로 교과서를 말리면서 혼나던 기억이 납니다. 군대에서도 우유는 좋은 간식이었습니다. 잘 먹지 않던 우유를 그때 몰아서 먹었는지 지금은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락토프리 저지방 우유를 가끔 사 먹고는 합니다.


"그런데 이 우유는 어디에서 올까요? "


 네덜란드산 홀스타인 젖소는 우유를 위해 태어난 동물입니다. 하루에 한 마리의 소가 생산하는 우유의 양은 컨디션과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30L를 생산합니다. 1년 동안 약 5톤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양의 원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먹는 양입니다. 소의 식탐은 대단합니다. 하루에 먹는 음식의 양은 사료 3kg, 조사료라 일컫는 볏짚은 2kg입니다. 브랜드 순살 치킨의 중량이 500g이니 하루에 10마리의 치킨을 혼자 먹는 셈입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낙농가에서는 생산량의 20%를 하향시켰다고 합니다. 하루에 1,000kg를 생산했다면 800kg만 납품을 해야 합니다. 초과된 양은 제값을 받지 못하게 되므로 생산량을 하향시켜야 하는데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 사료의 양을 20% 적게 주면, 우유의 양도 20%로 줄어듭니다."


 먹으면 먹는 대로 우유를 만들어 내는 아주 정직한 동물이기에 사료를 줄이게 되면 양도 줄게 됩니다. 혹은 영양가 없는 조사료의 비율을 높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착유 시에 양이 적게 나옵니다. 젖소의 우유처럼 작가도 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사료(?)가 필요로 합니다. 



영감으로만 글쓰기는 불가능하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하는 작가들의 큰 착각이 있습니다. 바로 영감으로만 글을 쓰려고 합니다. 물론 사람은 예술적 동물이기에 훌륭한 글감이 저절로 떠올라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 편의 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영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아니 될 수 없습니다. 물론 모차르트와 같은 사람은 한 번에 영감으로 교향곡을 완성하기도 했지만 그는 천재이고 그의 아버지는 최고의 음악가이자 교육가였습니다. 명석한 두뇌의 아이큐도 물려주었고 조기교육까지 완벽하게 받은 예술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에 쏟아낸 천재 음악가의 영감은 사실 충분히 부모로부터 주입되었던 엄청난 양의 영양분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녁 작가의 글 사료 먹기


국립현대 미술관 볏짚

 저녁 작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냅니다. 덕분에 글의 재료를 모을 영감을 얻기 위한 활동에 제약이 많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녁 작가들이 하는 공통된 이야기 중에 하나가 있습니다.


" 저녁 서재로 출근하면 한 세줄 쓰고 더 이상 다룰 글이 없어요. "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글 사료'를 먹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독서를 하지 않고 좋은 글을 쓰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마치 사료 없이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가 있다는 말과 다름없습니다. 꼭 독서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좋은 강연을 듣거나, 신문을 보거나, 좋은 아이디어가 많은 지인과의 대화도 글감을 얻을 수 있는 글 사료입니다. 우리의 뇌는 정직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태어난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네이티브처럼 구사합니다. 사투리를 자연스럽게 쓰는 외국인이 신기한 거처럼 인종은 달라도 우리와 같은 곳에서 자랐기에 동일하게 언어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저녁 작가도 역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에  따라 자연스럽게 글쓰기와 연결이 됩니다.



저녁 작가의 글 사료 섭취


 그렇다면 저녁 작가는 어떻게 글 사료를 주입받을 수 있을까요? 회사원들이 오롯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출퇴근 시간입니다. 저는 약 2시간 이상의 통근시간 동안 책을 읽고 유튜브로 강의를 듣습니다. 그리고 태블릿으로 브런치로 다른 분들의 글을 열심히 읽으며 라이킷을 눌러 읽은 글을 표시합니다. 어차피 버릴 시간을 활용하는 태도가 아닌 버스 서재에서 정말 전투적으로 사료를 먹듯 집중합니다. 마치 오늘 저녁 서재에서 생산하기 위한 글을 만들기 위해서 먹는 젖소처럼 말입니다. 이게 제가 글 사료를 먹는 방법입니다.


 열심히 먹은 사료와 하루 동안 받았던 인사이트들이 하나로 뭉쳐져 나의 글감으로 탄생합니다. 이 글도 최근 뉴스에서 나온 낙농가의 현실과 요즘 청강하는 글쓰기 강의자들의 공통된 의견 그리고 볏짚을 이용한 미술전시를 보고 느껴진걸 모아 추합 해 나의 생각과 영감을 더해 만들어 풍부하게 먹은 '글 사료'의 영양분을 기초로 써 내려간 글입니다.



저녁 작가님 글쓰기는 글을 먹는데서 나옵니다.


저녁 작가님 혹시 오늘도 글을 쓰지 못하고 저녁 서재에서 퇴근하셨나요?

글 사료의 공급원이 필요할 때입니다.

그중에 가장 좋은 사료는 역시 독서입니다.


글쓰기에 대한 갈망으로 욕심 낼 때 비로소

저녁 작가의 글은 완성됩니다.




참조자료

- 조승연,『 조승연의 간결하고 임팩트 있는 글쓰기 기술 』, 멀티캠퍼스

- 젖소개량사업소 : http://www.dcic.co.kr

- 팜인사이트 뉴스 :  http://www.farminsight.net/news/articleView.html?idxno=6752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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