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 집 구하기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서울은 나에게 물음표의 대상이었다
누군가는 서울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하고, 누군가는 서울이 기회의 고향이라고 하였다.
이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서울이 궁금하였고 흥미로웠다. 사람들로 인해 좁아진 도시, 사람들에 비해 더해지는 외로움, 비싼 물가 등 가기 싫은 이유가 더 많았지만 결국 서울행을 택한 이유는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어떠한 선택을 하였을 때 후회하지 않을 선택은 할 수 없지만 덜 후회되는 선택은 할 수 있다.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을 선택하는 이 시점에서 서울행을 택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그랬다면 어땠을까?라는 후회가 더 클 것 같아 결국, 서울행을 택하였다.
연고지가 없는 서울에서 내 몸 하나 뉘일 보금자리를 구하는 것은 여간 쉽지 않았다.
우선, 적당한 물가를 몰랐으며 어느 지역이 주거로 좋은지 어느 쪽에 선택을 해야지 출퇴근이 편한 지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네이버 부동산, 직방, 피터팬 등 볼 수 있는 어플은 다 깔고 방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전세 사기의 무서움을 익히 들었기에 감히 전세로 가지 못하고 우선 월세로 찾아보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한 달을 하루도 쉬지 않고 들여다보기 시작하니 내가 무엇을 포기할 수 있고 포기 못하는지 대략적인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안전을 원했기에 단독 주택보다는 오피스텔을 선택하였고 서울 안에서는 한정된 예산안에서 오피스텔을 구하기 어려웠기에 서울 외곽인 경기도를 선택하여 거리를 포기하였다.
서울에서 집을 구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2가지이다. 출퇴근의 편리함을 선택할 것인가 vs 집안에서의 쾌적함을 택할 것인가.
물론, 여유 자금이 많다면 두 개를 선택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중택일을 해야 한다.
서울 안에서 집을 구한다면 출퇴근의 편리함을 있을 수 있지만 같은 가격 대비 집의 상태와 창문 밖의 풍경을 포기해야 한다. 서울은 대부분 오밀조밀 붙어 있어 창문을 열면 다른 집 창문이 바로 보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도나 인천 등 위성 도시에서 집을 구할 경우는 같은 가격 대비 괜찮은 집을 구할 수 있다.
나는 경기도를 선택하며 집안의 쾌적함을 선택하고 출퇴근의 편리함을 포기한 것이다.
처음에 집을 구할 때는 갈피를 잡지 못하였지만 집을 검색하고 보면서 내가 포기할 수 있는 것과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이 구분 지어지기 시작했다.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다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는 알 수 없다. 바깥에서 제삼자의 입장으로 바라볼 때는 내가 싫어할 거라고 생각했던 부분들도 막상 도전하다 보면 뭉뚱그리지 않고 세부적으로 내가 싫어하는 부분을 알 수 있다.
경험이란 나를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을 오늘도 해본다.